5. 둘이 하는 여행
재욱과 유정은 고즈넉한 풍경의 작고 아담한 가락국수집으로 들어갔다.
“이럇샤이~~~(어서 오세요!) 오! 재욱! 오늘 쉬는 날이었던가?”
수염이 가득한 한 중년의 주방장이 주방에서 고개를 쓱 내밀더니 반가운 얼굴로 재욱을 향해 외쳤다.
“아~ 네! 오늘따라 스즈키상의 우동이 먹고 싶더라고요”
“아~ 뭐야 왠지 오늘 그런 날이야?”
중년의 남성은 재욱의 옆에 있는 유정을 쓱 보고
작게 말한다.
“뭐야? 애인?”
“ 아~ 아뇨 아뇨”
재욱은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정은 일본어로 대화하는 둘 사이에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안녕하.. 세요..”
유정은 이내 중년의 주방장에게 쑥스러운 듯 인사를 건넸다.
“아~ 여기로 와서 앉아요! 플리즈 쉿 다운 쉿 다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일본어로 받아치는 유정이 귀엽다는 듯 중년이 남성이 따뜻한 차를 내오며 말한다.
“뭐야 엄청나게 미인이잖아? 우리 동네에 이런 분이 계셨었나?”
.
너스레를 떨며 재욱에게 말을 건네는 주방장이다
“아뇨 우리 호텔 고객님 이요 (웃음) 아 저희.. 우동 주세요. 스페셜로다가”
유정은 일본어로 연신 말을 하는 재욱을 부러운 듯한 눈으로 빤히 쳐다봤다.
"그렇게 빤히 안 봐도 알아요 잘생긴 거~"
“헐~~ 뭐래~ ㅎㅎ 근데 일본어는 언제부터 그렇게 잘했었어요?”
“음 태어날 때부터?” 재욱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헛… “ 기가차다는 듯 유정은 재욱을 흘겨봤다.
“진짠데. 음.. 어렸을 때 일본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6살 때까지는 도쿄에서 살았고요”
“아~~ 진짜요? 난 또 장난치는 줄..”
아니 근데 6살 때까지만 살았다면서 말을 이렇게 잘하네요?
부럽다~~ 난 외국어는 젬병이라”
“부럽기는.. 유정 씨는 뭐 잘하는데요?”
“저요? 음.. 전.. 발레”
“발레요?”
재욱은 의외라는 듯 되물었다.
“전 평생 발레만 해서 그것밖에 할 줄 몰라요 "
유정은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아.. 발레라..”
“왜요? 이런 얘기하면 다들 와 어울린다. 뭔가 잘할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하던데?”
눈을 흘겨보이며 말하는 유정이 신경 쓰였는지 재욱은 이내 대답했다.
“잘할 것 같아요 (웃음)”
“아 뭐지 이 엎드려 절 받는 느낌?”
근데.. 지금까지 평생 했는데 못하면 더 이상하지 (웃음)”
“음… 다른 거 좋아하는 건요?”
재욱은 이내 또 질문을 했다.
“음.. 혼자 여행하는 거? 사실 혼자서 여행 한 번도 안 해봐서 제 버킷리스트 달성하려고 여기 온 거거든요”
“아~ 버킷리스트. 그래서요? 혼자 와보니까 어때요?”
“흠.. 앞으로 혼자 여행해야겠다? 이런 생각?”
“둘이 하는…. 여행도 재밌을 텐데?”
재욱은 유정이 은근히 남자 친구가 있는지 신경 쓰여 빙 둘러 물었다.
“모르겠어요 안 해 봐서” 유정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재욱은 뭔가 안심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왜 그랬을까.
“아. 여기 호텔에서는 어떻게 일하게 된 거예요?”
유정이 화제를 돌리려 다시금 질문했다.
“아.. 저도 유정 씨처럼 여행 왔다가….”
“아.. 여행 왔었구나~”
“반해서.”
유정은 따듯한 차를 마시다 그 말에 왠지 두근 한다.
재욱은 유정의 반응을 눈치챈 듯했다. 하지만 호텔 이야기로 다시 화제를 돌렸다.
“호텔에.. 반해서 그 느낌이.. 왠지 마음이 안정되고”
“아.. 호텔..(웃음)”
유정은 이상하게 두근거린 자신이 머쓱한지 괜스레 찻잔만 만졌다.
때마침 맛있는 가락국수가 나왔다.
유정은 적절한 타이밍에 우동이 나와 뭔가모르게 안심을 했다.
두 뺨에 홍조가 띤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재욱은 그런 유정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와.. 진짜 스페셜하네..” 유정이 나지막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