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느낌

4. 시선 이 멈춘 곳

by 작가이유리




한참이 걸려 재욱의 시선에 유정이 들어왔다.


유정은 헉헉 대며 말했다.


“와.. 가까운 것처럼 보였는데 은근히 멀었네.. ”


볼이 다 빨 그래진 유정을 보니 재욱은 또 웃음이 났다.

왠지 모르게 반가워서였을까?


유정의 뛰는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괜스레 재욱의 가슴도 뛰었다.


“ 사진 찍는 거예요? 오늘은 일 안 하나 봐?”


“음.. 오늘 오프라서(웃음)”


“은근 반말 잘한다니까?”


“누구요? 그쪽이요?"


재욱은 또 재미있다는 듯 받아쳤다.


유정이 됐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이내 고개를 돌려 말을 이어갔다.


“와…. 진짜.. 눈.. 미쳤다.. 살면서 이렇게 눈 많이 본 적 없었던 것 같은데”


“이런 광경 흔치 않죠. 음.. 그래서 여길 오는 거고”


“와… "

유정은 계속 감탄하며 한 곳을 응시했다.


눈앞에는 넓은 호수가 꽁꽁 얼어있고 멋들어진 소나무들이 드리워져

눈은 하염없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설원위에 둘만 놓여져 있어 그런지 주위는 조용했고

그저 눈이 내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아! 그거 생각난다. 오겡끼~~ 데스까~~”


유정은 갑자기 호수를 향해 소리쳤다


“이거 몰라요? 와타시와 겡끼데스~~~~!”


재욱은 웃기다는 듯 유정을 쳐다봤다.


“어 이거 되게 명작인데 ...러브레터영화 진짜 몰라요?”


“알죠~그 여주인공 ~ 완전 제 이상형이었는데”


유정은 그 말을 듣고 새침하게 받아친다.


“아 그런 스타일 좋아하는구나~ 흐음~~”


“씁… 뭐지? 질투하는 느낌인데?”


“내가요?! 아니 내가 왜? 하! 진짜 웃긴다”


괜스레 멋쩍어 재욱은 호수를 바라봤다.


이상한 적막을 먼저 깨트린건 재욱이었다.


“이 쪽으로 서볼래요? 사진 찍어줄게요”


유정은 갑작스러운 재욱의 제안에 놀랐지만 잠깐 고민하는 척하다가 이내 포즈를 취해 보이며


“어떻게? 이렇게요?”


귀여운 표정을 짓거나 두 팔을 벌려 만세를 하거나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기도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새침해 보이던 그녀는

방긋 웃어 보이며 코믹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웃음) 아뇨 그냥.. 자연스럽게 호수 보고 있어 볼래요? 내가 알아서 찍을게요”


카메라 앵글로 비친 유정은 정말 예뻤다.


재욱은 앵글을 통해 유정의 모습을 자세히 보았다.


초롱초롱하며 장난기가 있지만 맑게 빛나는 눈

오뚝하게 올라온 코

앙 다문 입술은 ….


재욱은 ‘ 아 내가 무슨 생각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카메라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만지작 거렸다.


“ 뭐해요? 찍었어요? 예쁘게 나왔어요?”


유정은 해맑게 웃으며 재욱에게로 다가왔다.


재욱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왠지 들킬 것 같아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떤 생각을 한건 아니지만...


유정은 이내 재욱의 코앞까지 왔다.


꼬르륵……


마침 그때 유정의 배에서 꼬르륵하고 울렸다.


유정은 멋쩍은 표정으로


“앗… 시간이 벌써..”


재욱은 이내 정신 차리고 황급히 말을 돌렸다.


“ 아… 아~! 혹시 우동, 소바 이런 거 좋아해요?”


유정은 신나는 표정을 지으며


“그럼요!! 완전!!”


"맛있는 곳 있는데.. 같이 갈래요?”


“오~ 로컬맛집~~~! 좋아요!”


신이 나는 듯 유정은 재욱을 앞세워

얼른 가자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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