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단풍잎이 흩날린다.
아침 일찍 아줌마 친구들이 나를 불러 세웠다.
가을을 정취를 느끼고 싶으니 어서 빨리 나오라는 것이다.
아. 벌써 가을이구나 여름 내내 아이들의 방학 기간 동안 놀러 다니느라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11월 문턱에 온 것을 모르고 지냈다
하물며 초 여름인 듯 가을인 듯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지금이 가을이 온 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엊그제 날씨가 27도를 훌쩍 넘겨 마치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이었다.
고온현상이 이대로 지속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다른 어떤 외국과도 차별되는 계절의 풍경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나라인데 말이다.
그나저나 올 가을이 왔다는 것을 나는 비로소 산을 가서야 알게 되었다.
산 아래에 위치한 소박한 절을 구경하며 작은 호수에 비치는 단풍을 구경하니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
평일 오전인데도 단풍을 느끼러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아. 왜 어머니들이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봄이면 꽃구경을 가을이면 단풍구경을 겨울엔 눈꽃 구경을 하러 다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날도 좋고 햇살은 따듯하니 절안 구석구석을 거닐다 보니 아줌마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참으로 한가롭고 여유로운 시간이다.
뒤로는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보이는 소박한 이곳을 그저 걷고 걸었다.
울긋불긋한 단풍나무와 그 잎들이 살랑거리며 바람에 흩날리는 게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어느 맛집의 돈가스까지 먹고 나서야 우리들의 가을 산책은 끝이 났다.
"우리 모든 근심 걱정을 잊어버리자. 내 감정에 충실하자. 나쁜 감정에 연연해하지 말자"
사람들에 엉켜 살면서 쌓여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를 마구 흔들 때 가끔은 이렇게 좋은 구경하는 것. 산책하는 게 좋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그렇게 오후를 준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