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3살쯤이었나 동네에 살던 큰 개가 짖으면서 쫓아온 적이 있다.
분명 주인이 있는 개였는데 목줄도 없었다. 그 이후부터였나.
아이는 개를 무서워한다. 작든 크든 말이다.
어른인 나도 개가 짖으면 깜짝 놀란다. 큰 개는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길에서 마주치면
늘 피해 다닌다.
요즘은 반려견을 많이 키운다. 자식처럼 개를 안고 이고 유모차에 태워 소중히 여긴다.
주위를 보면 정말 개가 많이 보인다. 나도 어렸을 적에 개를 키워 본 적이 많다.
경험상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정말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큰 아들이 하교를 하면서 항상 마주치는 개가 있다.
동네에 사는 작은 개인데 강아지 인지 성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만 게 아이를 보면
그렇게 짖어 댄다고 한다.
아들은 그 개를 볼 때마다 깜짝 놀라고 피해서 집으로 오면은 항상 개 때문에 무서웠어라고 말한다.
오늘은 아이의 하교를 기다렸다가 같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늘 마주치던 그 개가 있었고 아이는 " 엄마 저 개야(나한테 항상 짖어대던 그개)"라고 말했다.
아이는 저 개가 바로 그 짖어대는 그 개라고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견주는 지나가면서 말했다.
"네가 놀래니까 개가 짖는 거야"
나는 순간 잘못들은 줄 알았다. 아이가 놀래니까 개가 짖는다?
순서가 뒤바뀌지 않았나? 아이가 개만 보면 꺅하고 소리를 지른 것도 아니고 개가 짖어 대니 아이가 무서워 놀랜 건데 말이다.
나는 견주에게 말했다.
"아이가 개를 무서워해요. 개가 아이만 보면 짖어대는 것 같은데 조심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견주는 똑같은 말을 했다.
아이가 놀래니까 개가 짖는 거라고.
아. 이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는 부류구나. 백번 말해도 "우리 개는 절대 물지 않아요" 하는 종류 일 것임을 짐작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우리 개는 절대 물지 않아요. 사람이 무서워서 짖는 거예요"
그런 태도를 보이면은 정말 궁금하다. 개와 대화가 통하는 건지 말이다.
"주인님. 아이가 지나가니까 겁이 나요. 좀 짖을게요"라고 말이라도 하는 건지 말이다.
나는 아이에게 그냥 개가 멀리서 보이면 피해 다니라고 말한다.
개는 동물이니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
어렸을 때 개한테 물려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게 어떤 공포와 충격을 주는지 너무 잘 안다.
혹시라도 아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조건 피해 다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졌다 해도.
개가 먼저일까? 사람이 먼저 일까?
이 질문에 개가 먼저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개가 짖게 좀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하면
마치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에 "노키즈 존"이라고 적어 놓은 것을 본 기분과 같을까?
아무리 머릿속으로 비교 견적을 내봐도 결론은 개보다 사람이(특히 아이) 먼저다 라는 것이다.
이 글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본다면 조금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견주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