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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엄마는 아들을 셋 키우는 지도

by 느림보 달팽이 haru Mar 12. 2025

아침에 일어나니 어젯밤 놀다가 잠을 자러 들어간 흔적이 고스란히 있었다.

분명 남편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잘 케어해 주고 잘 재웠을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침이 문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리가 되지 않은 거실을 마주하니 한숨이 나온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것인데도 밥을 먹기 전에 '잘 먹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 것

내가 3살 때부터 엄마에게 배운 것이다.

밥을 먹고 나면 바로 양치를 하는 것 내가 6살 때부터 배운 것이다.

방 정리를 하는 것 , 책상을 정리 정돈하는 것, 자고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

모두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배운 생활 습관들이다.


나는 이런 것들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데... 그 사소한 생활 습관들이 쌓이면 너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환경을 살아온 남편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나름 치웠다고 하는 그 수준은 내가 생각하는 그 수준과 동 떨어져 있다.


결국 나는 세 아들에게 아침부터 폭풍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전업맘이다. 전업맘은 말 그대로 엄마 역할이 제일 중심에 있다.

직장맘은 사회적 역할을 하지만 전업맘은 자기 능력을 발휘할 곳이 많지 않다.


때로는 엄마가 아닌 인간 으로써의 정체성도 고민하게 된다.

집에 있으면서 아이 교육과 생활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만일 아이가 뭔가 모자라다 싶으면 엄마가 집에만 있으면서 뭐 하냐 뭐 했냐 하는 부담스러운 시선이 쏟아질 테니


그래서 간혹 '잔소리'가 많아지는 날이 있다.


잔소리는 보통 '아이가 잘되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그런데 육아를 하다 보면 엄마의 기분이 컨디션의 상태가 더 많이 녹아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런 날은 유독 내가 조심해야 한다.


아침의 그 잔소리는 하다 보니 내 기분이 더 들어간 셈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사과를 했다. 

너그러운 아들은 금세 엄마를 이해해 주었다.


잔소리가 다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잔소리에 나의 안 좋은 기분과 욕심을 넣으면 안된다.

하다 보면 엄마도 알게 된다. 이 잔소리가 과연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 말이다. 

그래서 도움이 되지 않는 영 쓸데없는 나의 기분을 내던지는 잔소리라면 내 혀를 깨물어서 (진짜 깨무는 건 아니고) 입을 꾹 닿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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