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로맨스 소설 킬링나잇 집필기 2

by 작가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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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동안, 내 안의 또 다른 밤과 마주하다”


〈킬링나잇〉을 본격적으로 집필한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첫 번째 집필기에서는 ‘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출발점을 적었다면, 이번 두 번째는 ‘쓰는 과정에서 어떤 벽과 마주했는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인물의 목소리를 살리는 일


처음 설주원과 문지아의 관계를 설계할 때, 두 사람은 치명적인 끌림과 동시에 서로를 갉아먹는 독 같은 관계였다. 그런데 막상 원고를 쓰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가 문어체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출판사 PD에게서 “살아있는 대사, 구어체로 다듬어 달라”는 피드백을 받고, 여러 날을 붙잡고 고쳤다.


예를 들면
“사랑해.”라는 말보다,

“씨발… 네 살결 사람 미치게 하네.” 라던가.

"사랑 그 가잖은 걸 하겠다는 거지 나랑." 같은 생생한 말투가 인물에게 더 어울렸다.

그래도 쓰다보면 시적어구가 좀 많긴 하다. 작가 본인이 그런 글을 좋아하기도 해서.


웹소는 구어체를 살리는 게 관건이었다. 나는 요새 말도 잘 모르고. 신조어도 잘 모른다.

그런데 간혹 타 작품들을 보면 서슴없이 써져있는 걸 발견하기도 한다.

욕설은 물론이고, 씬 에서는 과감한 표현도 들어간다.

요즘 19금 로맨스 글은 난잡한 것들도 많다.

섹시와 난잡. 야릇함과 더티함. 뭐 어딘가를 왔다 갔다하는 경계선이 필요했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씬에서는 최대한 더티함을 지양했다. 그 외의 인물 강해성, 여신, 청명 의 씬에서는 조금 추가했다.


2.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빌런


킬링나잇에는 강회장이란 인물이 있다. 처음엔 전형적인 조폭 빌런으로 설정했지만, 쓰다 보니 그도 결국 한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였다는 반전이 생겼다. ‘설은아’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그림자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서사의 또 다른 축이 되었다. 집필하면서도 “빌런도 결국 사랑 때문에 무너지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사실상 설주원이 복수를 해야하는 최종보스 빌런은 아니었다.

그는 말로는 폭력적이지만 아들 설주원을 누구보다 아끼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

모든 건 '달그림자'의 계략에서 무너진 것이다. (스포)



3. 글 속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


문지아가 주원에게 차갑게 밀려나는 장면을 쓰던 날, 나 역시 마음이 무거웠다. 글을 쓰는 동안 주원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잔혹한 대사가 내 손끝을 타고 나올 때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이 잔혹함이 있어야 둘의 사랑이 더 절박해진다는 걸 알기에, 결국 써 내려갔다.
작가의 마음이 독자의 마음과 늘 일치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진심을 담은 고통은 독자에게도 전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문지아가 하는 행동이 철없는 아이 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같아 조금 걱정이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두 캐릭터는 20대 초반의 미성숙한 어른이다.

라떼. 를 생각해보면 20대 초반? 무서울 게 없다. 꿀릴 것도 없다. 행동에는 과감하다. 유치뽕짝인 짓도 많이 한다. 사랑 그게 다인 줄 안다.


그래서 문지아의 감정은 이렇게 정해졌다.

성숙한 어른이 하는 '으른 사랑'을 기대했다면 킬링 나잇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근데 두 주인공은 20대 초반의 본캐는 '대학생' 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철이없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그저 작가의 라떼를 생각해 본 것이다.



So.


이런 과정을 기록하는 건, 나에게도 일종의 치유다.
매일 새벽, 키보드 소리에 묻혀 내 안의 불안을 털어내고, 인물들의 욕망과 슬픔을 대신 살아낸다. 사실상 독자보다 내가 먼저 그들의 고통에 울고, 먼저 그들의 사랑에 설렌다.

소설은 이렇게 태어난다.


〈킬링나잇〉 집필은 단순한 소설 집필을 넘어, 내 안의 또 다른 밤과 마주하는 과정이었다. 그 밤은 치명적이고, 유혹적이며, 때로는 돌이킬 수 없이 위험하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내가 이 작품을 끝까지 썻던 이유이기도 하다.


독자들 개개인의 취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지극히 개취이다.

하지만 작가는 댓글 하나하나에 힘을 얻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한다. 글 자체를 폄하하지는 않았으면 싶다.

작가가 몇개월을 공들인 작품, 결코 그게 쉬운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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