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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우리는 적절히 늙는다

미래의 당신은 어떤 모습이고 싶나요

by haru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 우리는 누구도 나이 듦을 비껴갈 재간이 없다.

나이 듦을 즐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해가 갈수록 거울 앞의 나는 세월을 배불리도 먹은 모습이고, 나이라는 숫자가 가져오는 서글픔도 무시 못한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받아들이면 된다 ‘와 같은 말을 곱씹으면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은 어렵다.

그래서 어쩌면 우린 인위적으로라도 지나는 세월을 부여잡아야만 할 것처럼 경쟁적으로 늙어 보이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어려 보이는 법, 탄력, 리프팅 시술 등을 검색하며.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관리를 한다고 해도 우리는 결국 적절히 늙는다.


나이 듦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며, 또 어느 정도는 포기할수록 진짜 두려워지는 건

욕심한 줄 조바심한 줄이 그대로 새겨지는 세로로 자라나는 주름이다.

얼굴에도 마음에도 그런 주름이 생길까 봐.


어차피 먹어야 되는 거라면,

기분 좋은 가로 주름을 늘려가는 모습으로

적절히 나이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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