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두려워진 적, 너도 있었니? 너와의 연애를 통해 많은 사랑을 주고받았지만, 너와의 만남에서는 사랑이 두려워졌어.
비 오는 날, 나는 그날이 참 싫었지. 그런데 우산을 쓰고 너를 기다리던 기억은 이상하게 좋았어.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듯 내릴 때, 그 순간은 특별했거든. 지금도 비 오는 날은 여전히 싫지만, 너를 데리러 가던 길에서는 신발이 젖는 것도 잊고 들뜬 마음으로 너에게로 달려갔어.
우연히 다시 만났던 날에도 비가 많이 왔지. 너는 내가 비를 싫어하는 줄 알았을까? 싸우면서도 사랑했던 너라 그런지, 가슴 한편이 아려와. 마지막으로 마주쳤던 기차 정거장에서 도망치듯 내리며 길가에서 울었던 그날, 너는 어땠을까?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 인사를 건네지 않았던 게 정말 이상하더라. 그렇게 많이 사랑하고 함께한 시간들이 있었는데, 헤어졌다는 이유 하나로 서로 모르는 척해야 하고, 마치 그 모든 추억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야.
그때 타코야키 먹고 싶다고 할 걸 그랬나? 너의 마지막 문자가 "타코야끼 먹으러 갈래?"였던 것도 평생 기억할 것 같아. 너는 항상 내가 너에게 스치듯 한 말을 기억했구나 싶어서. 나는 그런 너의 섬세함을 사랑했던 것 같아. 문득 네가 떠오를 때, 이 글을 읽을 것 같아.
사랑에 결말이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어. 서른 살, 캠퍼스 앞에서 보자던 약속을 잊어버렸어. 너는 그날을 기억하겠지? 그런데 그날이 어떤 날인지 모르고 매일 찾아갈까 봐 두려워. 사랑이 두려워, 난. 겨우 사계절을 함께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사랑이 두려운지 모르겠어.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가끔씩 그 시절의 나와 너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이렇게나마 글을 적어.
있잖아, 가끔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전하지 못한 말들이니까. 사랑이 두려운 마음도, 그리움도, 모두 이렇게 글로 남겨두면 조금은 덜 아프지 않을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보면서 너와의 사랑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아쉬움과 그리움을 담아 이렇게 이 글을 적었어. 너와 함께했던 순간들, 소소한 대화와 웃음들,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이 여전히 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 사랑이 남긴 자리는 아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리운 것들이 많아. 그래서 너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질 때마다, 난 추억에 잠겨.
그거 알아? 시간이 지나도, 너는 나의 윤오로 남아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