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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결 Aug 26. 2023

수박 한 통 야무지게 먹기

미니멀 요리


수박을 사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쟁반과 채반, 식칼, 밀폐 용기까지 꺼낸다. 수박의 빨간 과육과 흰 부분과 초록색 겉껍질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수박 꼭지와 딱딱한 겉껍질만 빼고 다 먹는다. 수박 한 통을 사면 일주일은 과일, 채소 걱정이 없다. 수박을 사는 날엔 다른 과일도 채소도 사지 않는다. 수박 한 통으로 간식과 반찬이 해결된다.


원체도 수박을 먹을 땐 빨간 속살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깨끗이 베어 먹곤 했지만, 이렇게 흰색 껍질까지 싹싹 긁어먹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심산이었는데 이제는 이 맛을 알아버려서 아까워서 버리지를 못한다.


흰색 껍질까지 하나하나 손질하다 보면 시간이 제법 걸리는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 잘라 놓으면 며칠은 든든하다.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수박을 더 새롭게 즐기게 되었으니 여름을 맛보는 별미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수박 껍질을 먹는 5가지 방법




1. 수박 껍질 무침

아삭하고 오독오독한 식감이 매력이다. 마치 촉촉한 무말랭이 같다. 오이나 무와는 다른 수박 껍질만의 아삭함이 있다. 무침은 간장, 고추장 기본 조미료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입맛에 따라 다른 양념이나 채소를 추가하도록 하자.




간장 무침

수박 껍질을 그냥 먹을 때와는 다른 맛. 적당히 달큼하고 짭짤하고 시원하다. 밥이랑 먹기에도 좋고 감자를 먹을 때 곁들여 먹기에도 좋다. 쉬운 무침 방법을 소개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밀폐 용기에 담고 간장을 조금 넣고 뚜껑을 닫고 흔들면 완성이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조금씩 꺼내 먹자. 바로 먹어도 좋고 하루 지나서 먹어도 좋다. 며칠은 보관할 수 있다.




고추장 무침

수박 껍질을 채 썬 다음 고추장을 넣고 손으로 버무리면 끝. 이렇게 맛있을 수가. 지난해 처음 맛보고 깜짝 놀랐더랬다. 진정한 밥도둑이다. 간장 무침과는 또 다른 맛. 고추장 무침은 껍질을 얇게 채 썰어야 맛있다.





2. 수박 껍질 장아찌

오래 두고 먹기보다는 바로 먹을 수 있는 장아찌. 절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양파나 고추와도 조합이 훌륭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썬 수박 껍질을 유리 용기에 담고 간장, 식초, 물을 섞어 만든 장아찌 소스를 잠길 정도로 넣는다. 일반적인 방법처럼 간장 물을 살짝 끓인 다음 부어도 된다.





3. 생채소처럼 즐기기

오이를 곁들여 먹듯이 수박 껍질을 잘라서 밥을 먹을 때 곁들여 먹자. 아삭한 식감이 입맛을 돋운다. 된장, 고추장을 찍어 먹어도 좋다.



 

4. 간식으로 먹기

빨간 수박을 먹는 것처럼 수박껍질도 시시때때로 냉장고에서 꺼내어 간식으로 먹는다. 흰색 껍질에는 빨간 과육의 달콤함과는 다른 은은한 단맛과 시원한 맛이 있어서 따로 먹는 것을 더 즐긴다. 갈증 해소에도 좋다. 입이 심심할 때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5. 고명으로 활용하기

하얀 수박 껍질을 얇게 채 썰어서 콩국수에 오이 대신 고명으로 얹어 먹거나, 미역이랑 같이 시원한 냉국을 만들어 먹어도 좋을 듯하다. 아삭한 식감이 콩국수와 냉국에 잘 어울릴 것이다.




수박 껍질 보관 방법

수박의 과육을 제거하고 흰 껍질만 밀폐 용기에 담아서 그대로 보관한 다음, 반찬을 만들 때는 조금씩 꺼내서 먹는 게 좋다. 수박 껍질은 과육에 비해 비교적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수박 껍질이 처치 곤란이라면 껍질도 알뜰살뜰히 먹어 보자. 왜 먹을 생각은 안 하고 버릴 생각부터 할까. 먹을 수 있다는 걸 몰라서일까. 먹을 게 넘쳐나는 세상이라 그런 게 아닐까. 나도 그러했으니. 이제는 과자도 설탕도 먹지 않아서인지 이만한 간식도 집 반찬도 없다. 여름이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수박 한 통을 사 와야겠다.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오래 기다린 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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