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없는 김치(볶음)밥
미니멀 요리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발견했다.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는 초간단 요리. 사실은 볶음밥도 아니고 그냥 김치밥이다. 마치 ‘기름 없이 전 부치기’를 성공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기름도 볶음도 없는 김치밥인데 맛은 김치볶음밥이랑 흡사하다.
애초에 기름 없이 김치볶음밥을 만들겠다는 포부 같은 건 없었다. 그냥 김치 넣고 밥을 지으면 어떨까 싶어서 남은 김치를 때려 넣고 실험해 본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김치볶음밥이 탄생했다. 게다가 맛도 그럴듯하다. 밥이랑 김치만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 이틀 연속 해 먹었을 정도.
김치밥을 먹고 있는 나를 보더니 엄마는 "김치볶음밥 했어?"라고 물어보셨다. 정말 김치볶음밥처럼 보인다. 내 입맛에만 맞는 줄 알았는데 엄마도 맛있게 드셨다는 후문. 맛이 없으면 참기름도 두르고 참깨도 뿌려 드시라고 말했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다며 한 접시를 다 비우셨다. 나름 검증 완료된 요리.
무엇보다 간단하다. 방치형 요리사답게 이젠 볶음밥도 불 앞에서 지지고 볶지 않고 만든다. 다 된 밥에 참기름이나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면 유사 김치볶음밥일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확실한 건 이 방법이 담백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기름이 없으니 소화도 잘 되고, 설거지도 쉽고, 김치 요리인데 냄새도 덜 난다. 속도 편하고 요리도 편하다.
자, 기름도 볶음도 없는 김치밥을 만들어 보자!
김치밥 만들기
[재료] 쌀, 김치, 물
1. 쌀을 씻어 냄비에 넣는다(물의 양은 1:1)
2. 가위로 대충 자른 김치와 김치 국물을 넣는다(기호에 따라 원하는 재료 추가)
3. 그대로 30분 방치한다(쌀을 먼저 불리거나 생략 가능. 김치를 넣고 함께 불리면 간이 잘 배어든다)
4. 냄비에 불을 켜고 센 불에서 끓인다
5.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고 약불에서 10분 가열한다
6. 불을 끄고 10분 뜸을 들인다
7. 밥을 저어서 접시에 옮겨 담는다(기름을 포기할 수 없다면 이 단계에서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등 소량 사용하기, 마지막에 참깨, 김가루, 파슬리가루 등 원하는 재료 더하기)
※ 김치볶음밥을 할 때처럼 김치 국물을 많이 안 넣어도 김치에서 짠맛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간이 적절하게 맞는다.
간단 요약 : 김치 넣고 냄비 밥하기
신기한 게 식감은 김치볶음밥이랑 거의 똑같다. 단지 입에서 느껴지는 기름기가 없고 맛이 조금 다를 뿐. 평소에 기름진 음식을 안 먹는 사람이라면 입맛에 잘 맞을 것이다. 밥 알에 쏙쏙 간이 밴 김치밥. 김치와 밥이 따로 노는 김치볶음밥과는 차원이 다르다. 먹어 본 사람만 안다.
관건은 물 조절이다. 물이 많이 들어가면 밥이 질어지니까 주의할 것. 양파 등 넣는 채소나 김치 국물의 양에 따라 물을 조절하자.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궁리하자면, 약불로 2~3분 더 가열해서 바닥이 누르게 하거나 코팅 팬으로 눌은밥 만들어 먹기.
기름을 먹지 않기 시작한 이후로 가끔 김치볶음밥이 먹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왜 진작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싶다. 역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검색해 보니 '김치밥'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레시피였다. 나만 몰랐다. 또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봐 공유한다. 기름 섭취를 줄이는 팁 정도로 봐주시라. 김치밥을 먹고 깨달은 건 김치볶음밥의 메인은 기름이 아니라 김치였다는 사실!
기름 없이 전 부치는 방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