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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결 Oct 27. 2023

소금과 친해지는 중입니다

자연식물식 실패하기(1)


요즘 소금과 친해지는 연습 중이다. 채소를 무칠 때 소금을 팍팍 넣고 고구마를 먹을 때도 소금에 찍어 먹고 있다. 소금에 대해 공부하면서 '짜게 먹으면 안 좋다'는 고정관념이 깨졌고 소금 섭취가 왜 중요한지를 알게 된 터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서 수분과 칼륨 섭취는 늘어난 데 반해 저염식을 하면서 나트륨 섭취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전해질 균형이 깨지고 몸속 수분이 다 빠져나가고 있었다. 염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맹물만 많이 마시면 물은 그대로 밖으로 배출되고 몸에 필요한 수분을 머금고 있지 못한다. 따라서 탈수, 염증 등 신체에 이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여름에 원인 모를 피부염이 생겼다. 염증을 염으로 한 번 다스려 보기로 했다. 한 달 가까이 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다가 이후 소금 섭취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소금 섭취가 늘자 몸 안에 있던 염증이 밖으로 빠져나온 것인지 5일 정도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려웠다. 하지만 곧바로 가라앉아 말끔히 사라졌다. 완전히 나아지는 걸 확인하려면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여름을 기약해 봐야 할 것 같다.


최근 소금을 적극적으로 챙겨 먹기 시작하고 달라진 몸의 변화는 이렇다. 가장 먼저 가을에 접어들면서 아침저녁으로 춥고 냉하던 기운이 사라졌다. 소금을 적절하게 가미해서 먹으니 절로 소식하게 되고, 갈증도 덜 느끼게 되었다.


저염식을 오래 하다가 갑자기 짜게 먹게 되면 몸이 붓는다. 부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빠진다. 소금 섭취를 늘렸을 때 처음에는 얼굴, 손, 다리가 잘 부었지만 지금은 적응이 되어 많이 붓지 않는다. 아침에 조금 붓더라도 오후가 되면 부기가 사라진다.


그동안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초반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저염식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김, 다시마도 즐겨 먹었고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도 자유롭게 먹었다. 하지만 음식에 간을 하지 않아도 맛있고 슴슴한 맛에 익숙해진 터라 번거로워서 간을 하지 않고 먹을 때가 훨씬 많았다. 이제는 몸의 균형을 위해 짠맛과 친해져 보려고 한다.



소금의 작용



1. 소화를 돕는다

무를 생으로 섭취하면 소화가 잘되지 않지만 소금에 무쳐서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생채소에 소금을 가미하면 음식을 가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띤다.


2. 몸에 열을 낸다

추운 겨울이나 몸이 찰 때 소금을 섭취하면 좋다. 과일식의 비중이 많은 여름이나 추운 겨울 과일이 먹기 힘들 때 소금, 간장을 찍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체질적으로 몸이 찬 사람은 과일도 간을 해서 먹는 것이 좋다.


3. 몸의 수분을 조절한다

소금은 수분을 끌어당긴다. 물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갈증이 나고 피부가 건조하다면 염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몸의 반응을 세심히 살펴 염분을 조절하자.


4. 식욕을 억제한다

음식에 간을 해서 먹으면 식욕을 조절할 수 있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과식하는 경우는 염분 섭취가 부족해서인 경우가 많다. 몸이 부족한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계속해서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5. 화식에 부족한 영양을 공급한다

채소를 가열하면 빠져나가는 영양소를 소금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음식을 익혀 먹는 경우에는 간을 해서 먹도록 하자.




짜게 먹으면 순수한 입맛을 잃을까?


음식에 간을 하여 순수한 입맛을 잃을까 걱정이라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자연식물식 초반에 저염식을 고수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음식에 간을 하지 않고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데, 괜히 간을 해서 먹었다가 짠맛에 길들여져서 음식 본연의 맛을 못 느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순수한 입맛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소금, 된장, 간장, 고추장을 자유롭게 먹으면서 천연 조미료와 인공 첨가물이 없는 양념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일 간을 해서 먹어도 순수한 입맛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채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 짠맛과 함께 음식 본연의 맛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소금 섭취 얼마나 해야 할까?


사람마다 필요한 소금의 양이 다르다. 입맛에 맞게 간을 하면 된다. 억지로 맛이 없는데도 생채소를 먹거나 나물에 간을 하지 않고 먹을 필요는 없다.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천연 조미료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장으로 음식에 간을 해서 먹자. 적절한 간과 풍미를 더한 음식을 먹는 것이 자연식물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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