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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결 Oct 25. 2023

채식과 저염식의 조합이 위험한 이유


흔히 자연식물식을 음식에 간을 하지 않고 과일과 채소를 있는 그대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소금을 먹느냐 마느냐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과일과 채소에 있는 나트륨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소금을 따로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도 있는데 여기에는 큰 오류가 있다. 바로 전해질 불균형의 문제다.


우리 몸에 염분은 필수적이다. 염분이 부족하면 수분도 부족해진다. 신체의 7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해질 농도는 0.9%를 유지해야 한다. 채식과 저염식의 조합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과일과 채소에 칼륨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기고 칼륨은 물을 내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서 염분을 제한할 경우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칼륨 섭취는 많아지고 나트륨 섭취는 줄어들면서 신체 균형이 깨짐에 따라 저나트륨혈증이나 면역력 저하 등 건강 이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염분 섭취가 중요한 이유를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병원에서 맞는 수액을 떠올리면 된다. 생리식염수는 염화나트륨 용액, 즉 0.9% 염도의 소금물이다. 우리가 아플 때 병원에서 수액을 맞는 이유는 전해질과 나트륨의 농도를 맞춰 원활한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함이다. 혈액 순환이 잘 되어야 노폐물과 독소도 잘 빠져나갈 수 있다. 즉, 염분은 수분을 공급하고 우리 몸속의 찌꺼기를 밖으로 밀어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각종 염증뿐만 아니라 소화 불량, 무기력, 저체온 등 신체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피부염이 생기고, 소화가 잘 안되고, 혈액 순환의 문제가 생긴다면 염분 부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나트륨은 소화액을 만들어내는 데 꼭 필요하다. 또한 염증은 염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면 염분 섭취 먼저 점검해 보자.



저염식이 건강에 좋다는 오해


옛날에는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였다고 한다. 이유식에 간을 하지 않기 시작한 것도 저염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생긴 문화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체액, 즉 모유에도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태아가 자라는 양수도 소금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소금물에서 자라고 태어나 엄마의 모유를 먹고 자란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염분 섭취는 자연스러운 일이지 피해야 할 일이 아니다.


염분의 과잉 섭취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몸은 짜게 먹으면 물을 마시거나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다른 맛을 찾도록 신호를 보낸다. 과한 염분은 땀, 소변 등을 통해 몸밖으로 자동으로 배출된다.


오히려 염분이 부족할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체는 염분을 통해 몸에 필요한 수분을 유지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짜게 먹어야 하는 것도, 운동을 할 때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염분이 부족하면 혈액은 탁해지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몸속의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쌓이게 되어 독소를 만들어낸다.



물은 많이 마시는 게 좋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물을 덜 찾게 된다. '물은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게 좋다'라는 생각으로 과하게 마실 필요는 없다. 몸의 갈증에 대해서 스스로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소변의 색깔로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소변의 색이 너무 투명한 경우 주의해야 한다. 그만큼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짠맛이 필요하다는 신호


자연식물식을 하다가 라면이나 김치처럼 짠 음식이 당기거나, 손발이 차고 춥거나, 소화가 잘 안되거나, 몸이 건조하고 가렵거나, 지나치게 과식을 한다면 염분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나트륨은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고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채식을 지속하려면 적절한 염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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