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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결 May 30. 2023

TV 없이 살기


TV를 보지 않은 지 오래됐다. TV 앞에 앉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요즘은 *OTT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서 집에 꼭 TV가 없어도 얼마든지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별도로 소비하는 OTT 서비스는 없다. 가끔 유튜브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게 전부다. 매스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어렸을 때는 TV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유튜브는 내 친구'이기 전에 'TV는 내 친구'였던 사람이다. 드라마를 가장 좋아했고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봤다. TV를 매일 습관처럼 보곤 했다. TV를 보면서 휴식을 취했고 TV에서 재미를 찾았다. 그게 자연스럽게 유튜브로 이어졌다. 지금은 유튜브도 즐겨 보지 않으니, 요즘 TV에서 뭘 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이 유행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관심이 없다.


시대 흐름에 따라 TV도 생활 필수 가전에서 좀 밀려난 듯 하지만, 여전히 가정에 하나쯤은 있는 것 같다. 있으면 보게 되는 그런 마력이 있는 물건이랄까. TV 앞에 습관처럼 앉는 사람들이 많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TV부터 켜거나, 밥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혼자 사는 친구는 조용한 게 싫어서 TV를 틀어놓고 지낸다고 했다.


바보상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TV. 어떻게 시청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더 이상 TV 앞에 습관처럼 앉아 있고 싶지는 않다. TV를 보는 대신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영상 매체와는 이제 거리가 많이 멀다. 우선 흥미와 관심도가 떨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더욱이 단순한 시청 행위가 주는 만족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이 시청각적 재미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TV 시청이 순간의 오락인데 반해, 독서와 글쓰기는 지속적인 재미 요소가 있다.


지금까지 지극히 평범한 취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범한 인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련의 변화를 살펴보면 다소 일반적인 취향에서 벗어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대중을 상대로,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제작된 콘텐츠에 큰 흥미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타지에 일주일 간의 여행을 떠났을 때도 숙소에 있는 TV를 한 번도 켜지 않았다. TV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멍하니 앉아 있는 편이 더 좋다. 이제는 TV가 의식적으로라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물건이 된 듯하다.




필요 없는 생활 가전으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TV. 앞으로 구매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집에 들여놓고 싶지도 않다. 새로 이사한 집에 TV가 있다면 과감히 없앨 생각이다. 더는 필요가 없다. 어려서부터 너무나 친숙했던 TV, 지금은 추억 속의 물건이 되어 버렸다. TV 앞에 앉아 보냈던 시간들도 아련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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