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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묘보살과 민바람 Mar 19. 2023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몸이 아프다면

책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ADHD 오진 가능성)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이 신체적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

어떻게 생각해 보면 연결고리가 있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맘고생을 많이 해서 몸이 아파"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야"라는 말과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이 둘을 직접적으로 연결 지어 병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금까지 없었던 접근이다.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어려움은 말 그대로 과거의 것으로 여기고 거기에 얽매어 있는 상태를 '극복하지 못한' '미성숙한' 상태로 본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스트레스는 분명히 '몸'의 경험이고, 몸이 겪은 것은 그대로 몸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마음에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다면 그건 현재진행형으로 몸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만성화한다. 자연스레 큰 병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20년이 지난 어느 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증상으로 나타났다는 책 속의 예화도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저자인 네이딘 버크 해리스는 소아과 의사이자 샌프란시스코의 베이뷰 헌터스 포인트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The Center for Youth Wellness’ 설립자다. 아동기에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성인병과 정신 건강의 위험 요소로 다루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가 개발한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Adverse Childhood Experience(ACE) 검사는 어린이가 신체 및 정신적 학대, 약물 남용, 빈곤 및 정신 질환과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 묻고 부정적 경험의 정도를 0~10점으로 평가한다(책에 부록으로 검사가 실려 있다). 저자는 이 점수를 기초로 어린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적절한 사회적 뒷받침과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아이들을 위한 웰니스 센터’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 점수를 토대로 실시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ADHD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하는데, ADHD에 대해 다루는 것은 아니다. 단지 트라우마가 있는 아동 중 많은 수가 ADHD로 오진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여러 번 보여준다.


"많은 환자가 이미 ADHD 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일부는 심지어 항정신병약을 복용 중이었다. 약으로 나아지는 환자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전혀 듣지 않는 환자가 더 많았다. 그런 경우 나는 ADHD 진단을 내릴 수 없었다. ADHD 진단 기준 1에 따르면, ADHD로 여겨지는 증상이 나타날 만한 다른 원인(이를테면 전반적 발달 장애, 조현병 또는 그 밖의 정신증적 장애들)이 하나도 없음을 확인한 다음에야 ADHD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그보다 더 미묘한 답이 존재한다면?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며, 가만히 앉아있는 걸 어려워하는 등의 ADHD 증상을 일으킨 원인이 정확히는 심리적 장애가 아니라, 뇌에 작용해 정상적인 기능을 무너뜨리는 생물학적 과정이라면 말이다."


"현재 ADHD는 전적으로 증상에만 근거해 진단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 기준에는 부주의, 충동성, 과잉 행동이 포함되지만,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은 그 기저에 깔린 생물학적 기제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거기에 나온 말은, 만약 동일한 증상들이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과 연관되는 경우에는 ADHD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충동성과 과잉 행동을 목격했지만 그 증상들이 뇌종양 때문임을 발견했다면 ADHD라고 진단할 수 없다.

펠리티와 안다의 연구를 통해 나는 유독성 스트레스의 예후, 즉 내 어린 환자들이 직면한 장기적인 위험이 일반적인 ADHD와 상당히 다르게 보인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심각한 스트레스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활성화된 편도체는 해마에 뉴런 연결 능력을 교란시키는 신호들을 보낸다. 한마디로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을 만드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를 스캔해 보면 해마가 심하게 손상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밝혀진 바로 ADHD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천적인 신경발달장애이다. 그런데 환경을 바꾸어주었더니 아이의 ADHD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부모들도 있다.


<ADHD는 없다>라는 책의 내용도 그렇다. 이 에세이에는 자녀가 부모의 이혼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ADHD 진단을 받는다. 그런데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를 바꾸고 대안학교로 옮겨 교육하면서 오히려 또래보다 더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아이로 변화한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ADHD가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꼭 자신의 자녀가 나았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런 경우들은 ADHD가 아니라 ADHD와 같은 '증상'이 해결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심한 우울증이 집중력 부족, 잦은 실수, 멍한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에서는 그만큼 ADHD 증상이 나타날 때 의사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에서 ADHD를 의심받은 아이가 갑상샘기능항진증으로 인한 그레이브스병이었고 약을 먹으니 문제 행동이 사라졌다는 예도 들고 있다. 저자는 "많은 의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환자의 가슴에 청진기 한 번 대보지 않고 오로지 행동 증상들을 근거로 ADHD를 진단한다는 사실은 통탄할 일"이라고 썼다.


이렇게 보면, ADHD 환자들이 제대로 ADHD 진단을 받지 못해 여러 병원을 떠돌게 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ADHD로 보이는 증상들의 원인을 하나하나 가려내는 일은 분명히 까다로운 면이 있다. ADHD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진료의 전문성이 있는 전문의를 찾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그런데 또 환자들은 이걸 어떻게 속속들이 알 수 있겠는가. 역시 최대한 정보를 모아 여러 병원을 들러보는 수밖에...).




어린 시절의 불행이 성인기의 질병이 되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결정론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이면 저자의 입장을 반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책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원인을 제대로 직시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나는 어린 시절에 부정적 경험을 하며 자란 사람들이 자신의 유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경을 잊어버리거나 탓하는 것이 쓸모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첫걸음은 그것의 상태를 평가해 파악하고, 그 영향과 위험을 비극도 동화도 아닌, 의미 있는 현실로서 명료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특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몸과 뇌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게끔  맞추어져 있는지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반응을 미리 예측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매사를 처리할 수 있다. 반응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무엇인지 알면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도울 방법도 알 수 있다."


물론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성추행, 따돌림 같은 어떤 '사실'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일을 겪는 동안, 또는 그 후에 자신에게 쌓인 시간과 구체적인 경험이 있다. 그게 몸과 마음에 어떻게 남았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똑바로 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가슴 두근거림, 손발 저림, 긴장과 불안 같은 투쟁도피 반응이 일상화된- 책의 표현대로 천적인 곰이 집안에 있는 -상황이 하루종일 지속된다면 건강할 수 있는 몸은 많지 않을 것이다.


* 신체적인 경험으로 쌓인 심리적 트라우마를 조금이라도 혼자 해소해 보고 싶다면 <트라우마 치유 요가>라는 책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유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관점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 영향을 다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미숙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힘들었던 시간이라도 삶의 중요한 일부이고 지금의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자신'과 '실패의 요소'로 삶을 나누어서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실재하는 것들을 억압하고 진짜 자신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것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먼저다. 한걸음 나아가는 것은 그 다음이다.


<불행은 어떻게...>는 새로운 관점과 그 관점을 세상에 알려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그런데 '세상에 알려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저자의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제목처럼 불행이 어떻게 질병이 되는지 그 원리를 더 알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큰 단점으로 다가올 것 같지만, 새로운 접근을 개척했다는 점만으로 이 책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이 책으로 나는 단 걸 못 끊는 데 또 하나의 변명을 찾았다)




- 아동기의 불행이라, 왠지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아주 먼 옛날부터 아이들은 학대와 방임, 폭력, 공포의 형태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에 직면해 왔다. 또 그만큼 오랫동안 부모들은 술에 취해 있거나, 감옥에 가거나, 이혼했다. 충분히 똑똑하고 강인한 사람들은 과거를 딛고 일어나 자신의 의지와 회복력으로 이를 이겨내 승리를 거둔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근면과 노력으로 어린 시절의 역경을 극복하거나, 더 낫게는 역경을 계기로 더욱 강한 사람이 되었다는 허레이쇼 앨저(노력과 결단, 용기와 정직으로 성공하고 출세하는 가난한 젊은이에 대한 소설들로 인기를 끈 19세기의 아동문학가) 풍의 이야기들은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미국 문화의 DNA에 새겨져 있는 이런 이야기들은 가장 호의적으로 봐주더라도, 초년에 삶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수억 명의 미국인에게 (그리고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에게) 아동기의 역경이 의미하는 바에 관해 매우 허술한 그림만을 보여준다. 대개는 그 내용에 도덕적 함의까지 품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동기의 역경이 미치는 평생에 걸친 영향들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수치심과 절망감까지 덤으로 안긴다. 게다가 이런 이야기에는 커다란 부분이 빠져있다.


- 지난 20년 동안의 의학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불행은 말 그대로 몸에 새겨져 그 사람을 변화시키며, 몸속에 일어난 그 변화는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행은 한 아이의 발달 궤도를 틀어놓고 생리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생 안고 가야 할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도 촉발할 수 있다. DNA를 읽는 방식, 세포의 복제 방식을 바꿔놓을 수도 있으며, 심장병과 뇌졸중, 암, 당뇨병, 심지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까지 급격히 증가시키기도 한다.


-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과 함께 살았던 친구, 술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부모 밑에서 또는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고 믿는 부모 밑에서 자란 누군가를 말이다. 학급이든 전문적 콘퍼런스든 결혼식이든 미국 의회든, 각자가 어느 집단에 속해 있든 갑자기 모든 구성원의 ACE 지수를 밝힌다면 이것이 우리 중 아주 많은 사람과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과거에 일어났던 슬프고 마음 아픈 일들은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트라우마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이유는 그것이 정말로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국 죄인이든 성자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끈질기게 이어지는 생물학적 결과가 존재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우리와 우편번호가 다른 지역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여기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한 것이다.


- 코르티솔은 아드레날린과 유사하게 혈압과 혈당을 높이는 한편, 인지(명료한 사고)를 억제하며 기분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코르티솔은 수면도 방해하는데, 곰이 가득한 숲에 산다면 얕은 잠을 자는 편이 더 안전하므로 이는 아주 합리적인 현상이다. 식욕을 떨어뜨리고 지방 연소를 자극하는 아드레날린과 달리 코르티솔은 지방 축적을 자극할 뿐 아니라 몸이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갈망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를 생각해 보라. 왜 그렇게 잠을 못 잤을까? 도대체 왜 바닥이 드러나도록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퍼먹었을까? 바로 코르티솔 때문이다. ... 얼마나 놀랍도록 잘 진화된 체계인가!  특히 우리가 숲에 살고 있고, 그 숲에 곰이 아주 많다면 정말 유용하다. 그런데 곰이 우리 동굴 안에 같이 살고 있어서 도저히 안전함을 느낄 수 없다면? 그럴 땐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알고 보니 코르티솔은 예측 가능한 일간 패턴이 있었다. 아침에는 잠을 깨우고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증가했다가 이후 점점 줄어들어 잠을 자야 할 밤 시간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다. 그러므로 코르티솔 패턴이 혼란에 빠졌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가능하다. 피셔와 브루스는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높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일간 코르티솔 분비 패턴도 깨져 있음을 발견했다. 가장 높아야 할 아침 수치는 그다지 높지 않은 반면, 이후 양이 줄어드는 기울기도 가파르지 않아 저녁의 코르티솔 수치는 물론 하루의 평균 수치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 핵심은 스트레스 반응이 너무 자주 활성화되거나 스트레스 요인이 너무 강력할 때면 몸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과 교감신경-부신수질 축을 차단하는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는 피드백 억제 장해disruption of feedback inhibition인데, 이는 몸의 스트레스 온도 조절 장치가 고장 난 상태를 과학의 언어로 표현한 말이다.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열' 공급을 차단해야 하지만, 계속해서 체내 시스템 전체에 코르티솔을 쏟아붓는 것이다.


- 우리의 연구 데이터는 유독성 스트레스의 기저에 깔린 메커니즘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즉 대사이상 역시 중요한 원인이었다. 식품 사막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건강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에 더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 고당분.고지방 식품에 대한 욕망을 이길 수 없다면, 감자튀김 대신 브로콜리를 택하기란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다.


- 스트레스 호르몬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면역계는 몇 가지 방식으로 억제되기도 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활성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중 어떤 것도 좋은 변화는 아니다. 스트레스는 면역계에서 감기와 결핵과 특정 종양들을 퇴치하는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스웨덴의 보건학자 예르케르 칼렌과 동료들은 세 종류 이상의 생애 초기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들은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며 상기도 감염(감기), 위장염(위장 독감) 등 기타 바이러스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스트레스 반응 조절 장애는 염증과 과민반응(알레르기, 습진, 천식을 생각해보라), 심지어 트리니티가 걸린 그레이브스병 같은 자가면역질환(면역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것)까지 증가시킨다.


- "이건 모든 사람이 꼭 알아야 해요. 본인이 알든 모르든,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어떻게 하면 널리 알릴 수 있을까요?"


- 우리가 상대하는 곰들이 어떤 종류이건 상관없이, 스트레스 반응 체계는 똑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많은 사람이 (나의 환자들이 그렇듯) 그 숲 속의 가난 동네와 인종 동네, 폭력 동네가 중첩된 곳에 살고 있고, 결국 그들은 곰들이 우글대는 곳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부모의 정신질환 동네나 이혼 동네, 중독 동네에 살고 있는 곰도 아주 많다.


- 자신의 고통에만 빠져 있기는 쉽다. 본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히 자신의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 고통만 보는 것이 흑인을, 백인을, 그리고 모든 종족을 죽이고 있다. 그러한 사고방식은 문제를 우리 대 그들이라는 대결 구도 속에 넣음으로써 사태를 지속시킨다. 우리가 앞서가거나 그들이 앞서가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라는 식이다. 이는 순식간에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으로 번지고, 그 결과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산산조각 나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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