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 팡,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다르게, 편견 없이 본다는 뜻이었다. 불안과 ADHD는 내가 '스카이 콩콩'을 타듯 지루함과 강력한 집중 상태를 넘나들면서 빠르게 정로를 처리하며, 내가 처한 각각의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온갖 결과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해 주었다. 나의 신경다양성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관련된 질문을 수없이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그 질문들에 답할 능력도 주었다. (13쪽)
- 들어가는 말 '내가 이 행성에 온 이유'에서
우리는 모두 모순과 불가측성, 무작위성을 헤쳐나가는데, 이들은 삶을 현실로 만드는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종종 둘 이상의 선택지 중에서 선택해야 하며, 이때 고려해야 할 증거들이 정돈되어 파일로 쌓여있지도 않다. 깔끔한 상자 모서리는 든든하지만 환상일 뿐이다. 현실의 그 무엇도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자는 고정되어 있고 휘어지지도 않지만, 우리의 삶은 역동적이며 계속 변한다. (31쪽)
이와 반대로 상자 속에서 생각하는 방식은 대개 감정의 조합이나 배짱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감정이나 배짱은 둘 다 신뢰할 수 없다. 내 말을 믿어도 좋다. 감정에 휘둘려 즉흥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면 ADHD를 직접 겪어보는 것이 최고다. 좋은 시간 되시길.
좋은 의사 결정은 보통 확실성을 가정하는 데서 나오지 않으며 혼돈, 다른 말로는 증거라는 것에서 나온다. 당신은 결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서 시작해 결론을 향해 위로 쌓아 올려야한다. 그렇게 하려면 당신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38쪽)
나무처럼 생각하기는 우리 주변의 복잡성을 반영하며 동시에 우리가 회복하도록 돕기 때문에 중요하다. 상자가 밟히고 부서져서 영원히 사라진 후에도 의사결정나무는 수백 년을 버틴 굳건한 참나무처럼 그 어떤 날씨에도 맞설 수 있다. (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