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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Dec 27. 2019

블랙스완. 발레 영화인가? 심리 영화인가?

두 가지 심리적 갈등에 대해서

완벽을 향한 예술가의 심리적 갈등인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발레리나의 심리 변화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입니다. 발레는 두 가지 심리성향의 혼재를 표현하기 위해, 백조와 흑조라는 장치를 이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니나는 감정적이고 예민한 성격인데, 흑조라는 역할을 하기 위해 그 반대 성향을 의도적으로, 인위적으로 증폭시키려고 합니다.


이때, 이런 가설을 세우고 싶습니다. 니나에게는 지금껏 억압돼 왔던 똘끼 있는 성향이 내재되어있을 수도 있고, 그런 성향이 별로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세요?   

만약 반대의 성향이 숨겨져 있었다면  욕망을 발산시켰으면 지금보다 훨씬  다이내믹한 삶을   있지 않았을까요?   성향이 내재돼 있었지만 그걸 표출하는  시간이 템포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엄청난 심리적 폭풍을 견디지 못한  아닐까요?




인위적으로 성향의 한 부분을 무리하게 끄집어내는 경우, 심리의 밸런스가 깨지게 되면서 그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파괴가 되는 그 과정을 표현한 심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블랙스완>은 발레를 매개로 인간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했습니다.  기괴하다 싶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져 가는 니나의 관점에서 철저히 바라본 영화입니다. 따라서 환각, 환시가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망상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블랙스완> 은 자신이 무엇을 믿고, 그 믿음이 어떻게 변화해가는가에 따라서 자신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파괴되고, 깨져가는지 그 과정을 처절하게 실험하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보입니다.  환각, 환시를 느끼는 조현병 환자들이 보는 세상의 한 부분도 이런 것일까요?


영화 중에서 니나의 마음속에 숨겨진 욕망을 끌어내기 위한 단장이 기습 키스를 합니다. 이때 니나는 단장의 입술을 깨물고, 니나의 이런 반응을 통해 단장은 흑조의 가능성을 본 듯합니다. 단장이라는 권력 앞에 굴복하지 않고, 차고 오르는 순간적인 에너지. 그게 똘끼라면 그런 성향을 잠재우고 있었다는 거겠죠.


그 성향을 잠재울 수밖에 없었던 원인 중의 하나는 엄마의 통제입니다.  전직 벨레리나 출신으로 니나를 가지면서 발레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니나를 발레리나로 키우기 위해서 그녀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케이크를 건네받은 니나가 사양을 하자 불같이 화를 내며 케이크를 휴지통에 집어 넣어려고 합니다.  이런 발작적인 행동을 하는 엄마는 자기부정이 심하고 자학, 자책을 심하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스스로 또는 타인에 의해서 자극을 받으면 변화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영향으로 좋은 변화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블랙스완의 영화를 보면 그 결과가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연극 같은 경우에도 그 배역에 몰입했다가 빠져나오는데 시간과 심리적 비용이 필요한데, 바로 이러한 심리의 작용 때문일까요?   극 중 캐릭터와 자신의 정체성과의 혼란이 올 때 공황 증세, 우울증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기괴한 장면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조금만 견디면 매우 흥미로운 한 편의 심리 영화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2 DwZy8 tu_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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