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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Mar 27. 2020

녹취로 글 쓰는 나만의 방법?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을 찾아서, 아이디얼리스트 성향

작가가 되려면?

작가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쓰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돼서 힘들어하는 여성의 사연으로  저도 공감이 많이 되더군요. 노트북 앞에 앉아 뭔가를 쓰려고 할 때 느끼는 그 막막함.  글을 쓸 때 뭔가 속에서 툭툭 걸리는 듯한 그 깝깝함.   

다들 있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글은  딱딱하고, 재미없고, 원래 하고 싶었던 생각과는 다르게 쓰여지죠.  글쓰기 관련되는 책을 읽어보면, 목차를 먼저 만들라고 말하기도 하고, 2천 자 정도로 분량을 맞추라고도 합니다.

글쓰기 책에는 그렇게 돼있는데, 해보면 뭔가 더 옥죄는 듯한 느낌.  하면 할수록 글 쓰는 것 자체가 재미없어지네요.


아이디얼 글쓰기 방법은?

국내 에세이 작가는 M자 성향이 많다고 하네요.  로맨의 감성과 이성적인 아이디얼이 함께 있어야, 한국의 리얼과 로맨에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황상민 박사는 이야기하네요. 이럴 때, 아이디얼 성향이 점점 짙어지는 저로서는 안타까워집니다.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에도 몇 번 해본 방법인데, 구글독스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서 오디오를 텍스트로 바꾸는 방법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마이크가 오디오를 인식하며 발생하는 오차가 있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야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건지, 숙제하는 건지 헷갈리더군요.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실효성은 별로 없었습니다.

실험을 해봅니다. 앞에 있는 사람에게 설명을 하듯, 녹음이나 녹화를 합니다.  그 오디오를 뽑아서 녹취를 합니다. 이때 너무 꼼꼼하게 녹취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오타가 나도 괜찮으니까 원본에 맞춰서 녹취를 끝냅니다.  5분 영상이면 5분에 맞춰서 녹취를 끝내고, 그 녹취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글을 씁니다.   

딱, 이 이런 느낌이랄까요?
눈 쌓인 새벽,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걷기 좀 부담스럽잖아요. 그때 발자국을 낸 길이 있으면 좀 수월하게 걸어갈 수 있잖아요. 적당한 비유가 되었을까요?

아무튼, 녹취를 한 텍스트를 50%만 활용할지라도, 화면 아래쪽에 녹취 텍스트가 있으면 뿌듯합니다.  필요 없는 글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대충 훑어보며 글을 써갑니다.  글에는 기승전결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런 형식에 얽매일 필요 없이 글을 써갑니다.  초고를 완성한 후, 출력해서 입으로 따라 읽어봅니다.  이때 단순히 입으로 읽는 게 아니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어색하거나 의미가 전달되기 어려운 문장은 과감하게 편집합니다.

네이버 여행 블로그를 10년 전에 만들어 놓고 가끔 글을 썼는데, 존댓말로 써야 할지, 반말로 써야 될지에 관해서 한참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네이버 알고리즘을 의식해서 핵심 키워드를 반복해서 넣기도 했고요. 상위 검색이 잘 되도록 사진을 최대 50장까지 넣다 보니까, 어느 순간 글이 사진의 흐름을 따라가게 됩니다.  


물론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글을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제 경우는 그렇게 포스팅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 허탈한 느낌을 받았죠. 의미 없는 포스팅같이 느껴 저서 몇 번 하다가 지쳐서 쓰지 않게 되더군요.


1년 넘게 꾸준히 심리상담 녹취를 하다 보니, 감성적인 글을 쓰는 건 어렵지만, 생각의 흐름을 좇아가는 건 재미있더라고요.  어쩌면 이런 방식이 내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나면 바로 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이런 방식으로 유튜브 영상을 30분 만에 뚝딱 만들어서 2개 클립으로 쪼개서 바로 올렸어요.  


재미요?

솔직히 없지요.  다만, 이런 식으로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만들어봤어요.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하면서 바꿔가는 거죠.


https://youtu.be/giR6ZpB2klA



10년 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까?

솔직히 저는 이런 질문 처음 접했어요.  이런 생각 해본 적이 없거든요.

“ 뭘 하면서 살아갈까? “
“ 왜 이렇게 회사생활이 힘들지 “
“ 뭐 하면서 살아야 재미있을까? “

이런 생각만 했던 거 같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서 MBC 구성작가 아카데미에 다닐 뻔도 했네요. 휴, 돈 날릴 뻔.  나이가 있어서 막내작가로 생활하기가 힘들 것 같아 시작 안 했는데, 글은 쓰지도 않으면서 괜히 겉멋만 들었던 거 같습니다.

일본의 안도 타다오라는 건축가 아시나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권투선수 생활을 하다가, 혼자서 건축도면을 베껴 그리며 일본 최고의 건축가가 되었죠. 노출 콘크리트의 창시자라고 하네요.  저는 공부하는 법을 제대로 못 깨우친 듯합니다.  뭘 배우려면 학원에 가야 하고, 전공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 건 방송에 나오는 내담자와.  비슷한 사고 패턴을 한 거 같네요. 저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로맨-매뉴얼 성향까지 있는 다이아몬드 패턴이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전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수련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고, 4,5년 정도 꾸준히 하면서 그 에센스를 느껴야 합니다. 10년 정도 해야지 어느 정도 내공이 쌓였다고 말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이때 1년간의 일을 똑같이 10번 반복하는 과정을 해서는 전공이 쌓일 수가 없죠.  

글을 쓰는 것도 작가라는 폼나는 멋진 타이틀이 필요해서였을까요?  출판계가 불황인 요즘, 10만 이상 나가지 않으면 전업작가로 살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2쇄 찍기도 어려운 세상에 10부만 라뇨?  결국 작가는 돈 벌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SNS에 억대 수입 작가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홍보글이 자꾸 올라오던데, 돈 벌기 위해서 작가 하는 건 진짜 아닌 거 같습니다.

왜 글을 쓰세요?

저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글을 통해서 세상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작년 1년간은 끊임없이 저의 혼란스러운 사고와 심리치유를 목적으로 녹취를 했고, 그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상황이 된듯합니다.  이제 제 주변과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상황인식, 그리고 그것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이제 브런치에 기록하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둘이 다를 수 없는 거라 생각합니다.  진짜 좋아하는 거면 잘하게 될 거고, 잘하는 거면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글을 쓰면서 언젠가는 사람들과 제 생각이 공유되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때까지 매일매일 수련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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