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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Apr 16. 2020

겁 많은 소녀, 장난꾸러기 소년

나에게 오사카 여행의 의미


오사카 쿠시카츠 튀김요리를 좋아한다. 오징어 쿠시카츠에 생맥주를 마시며 간사이 사투리를 듣고 있으면 자유로운 영혼이 된듯한 해방감을 느낀다.  2007년 시장조사로 떠난 출장을 계기로 10년 간 여행하고 있다.  오사카 난바 지역의 뒷골목까지도 빠삭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제2의 고향처럼 나에게 자유로움과 안식을 주는 곳이다.



혐한에 대한 걱정은 없는가?

오사카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기 도시다. 와사비 테러를 한 초밥집,  신세카이 부근의 폭행사건을 기사로 봤다.  특정인에 의한 개별적인 이슈로 생각한다. 오사카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친절하고,  간사이 특유의 호쾌함이 있다. 일본인 같지 않고 한국적 느낌이 난다.


도톤보리, 난바 쪽은 관광지이기에 치안은 안전하며, 츠텐카쿠 부근의 니시나리 지역은 사전 정보 없이 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 지역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좋은 사람이 더 많은 지역이지만 관광객이라면 혼자 밤길 가지 않는게 좋겠다.  어느 도시나 상대적으로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지 않은가.



츠텐카쿠라는 타워는 1912년에 지어졌고, 신세카이(신세계)는 오사카 난바역에서 덴덴타운을 지나 걷다 보면 끝쪽에 있는 복고풍의 상점가다. 한국으로 따지면 파고다공원 부근의 분위기.

쿠시카츠 원조 다루마 본점이 있어 즐겨 가는 지역이다.  군침이 쪼르륵.


오사카 숙소는 어디서 묵나? 

비즈니스호텔이 가성비가 좋다. 위치도 좋고 조식 서비스도 무료 제공되고, 무엇보다 깔끔하다.  대표적인 호텔 브랜드는 ‘도요코인’이다.  쿠시카츠에 생맥주 한잔 후, 술집 옆에 위치한 The Pax 게스트하우스 1층 카페에 들렸다.  오기 전에 꼭 들려야지 하고 찜해 둔 곳인데, 술 한잔하니 기분이 업되서 방문했다.   문 앞에서 " 들어갈까? 말까? " 살짝 망설였다.  이때 내 속에 두 마음이 존재하는걸 처음으로 느꼈다.


두 마음이란 게 무슨 뜻인가?

2017년 10월 오사카. 허리디스크로 6개월간 투병 후, 어느 정도 회복을 하게 돼서 떠난 여행이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허리디스크가 10년 주기로 오고, 매번 그 시기에 인생의 큰 결정을 해야 됐다. 심리적 문제가 육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심리 공부를 1년 전부터 하고 있다.  wpi 심리에 감성과 이성이 함께 있는 다중적 성향이 있다. 프로파일 모양이 M자 형태를 하고 있어 M자라고 부른다.  만화 영화에서 천사와 악마가  '해라, 마라'  하며 서로 싸우는 모습이 생각난다.  겁 많은 사춘기 소녀감성과 꿈 많은 장난꾸러기 소년의 마음이 함께 있다고 보면 된다.  예술적 감성이 뛰어나서 예술가중에 M자가 많다고 한다.


‘ 궁금한데, 들어갈까 말까? ‘

‘ 뭘, 괜히 들어가?  아무도 없는데 뻘쭘하게 ‘

‘ 언제 이런데 가보겠어? 가보자 ‘

‘ 유럽 가면 이런 데서 2주 동안 자야 할 텐데 ‘

‘ 에이, 지금 자는 것도 아니고, 맥주 한잔 하는 건데 ‘

‘ 그냥 들어가자. 뭘 망설여. 질러버려 ‘


문 앞에서 두 마음이 서로 분주했다. 고민하는 게 싫어서 일단 행동으로 옮긴다. 그게 편하다.


게스트하우스 이용할 생각은? 

솔직히 없다. 공동생활에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 함께 술 마시고 노는 건 좋아하지만 잠은 혼자서 편안하게 자고 싶다.  학생 때 일본 배낭여행으로  2주간 게스트하우스에서 호기롭게 자고 다녔지만, 이제는 잠은 편하게 자고 싶다.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중인데, 비용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를 파악하러 왔다.



1층에 LP판이 있고, 투숙객은 음악을 듣거나 가벼운 식사나 술 마시며 여행자의 기분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서양 여행자들이 수시로 보인다. 해외여행 온 기분이 난다.  몇 백엔 밖에 안하는 LP 중고판도 판매하는데 몇 장 살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저주저했던 기억이 있다.


마음은 하나만일까?

영화 베놈을 보면 외계 생명체가 지구인의 몸속에 들어온다.  한 몸속에 두 마음이 존재한다.  영화적 상상이지만, 현실에서도 감성적인 로맨티스트 성향과 이성적인 아이디얼리스트 성향이 동시에 한 사람에게 존재할 수 있다.  wpi 심리검사를 하면 심리 프로파일로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나에 대한 궁금증

심리, 철학적 문제에 관심이 있지만 전문적으로 공부 해본 적은 없다. 1년 전 심리상담 공부를 시작해서, 현재  wpi 심리코칭 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심리 사례분석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껏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중년의 나이가 되어도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wpi 심리 공부를 하며 성향별로 마음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깊이 있게 관찰하고 있다.  


심리코칭을 하려는건가? 

나 자신의 심리적 불편함 때문에 시작된 공부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인간의 마음에 대한 통찰을 조금씩 알기 시작하면서 일상이 바뀌고 있다.  


10년째 운영 중인 쇼핑몰도 단순한 상품 판매에서 확장해서 심리문제에 대한 콘텐츠를 연결하고 있다.  심리 공부 수련의 시간이 짧지만, 공부하며 느낀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브런치에 처음 올렸던 글을 보며 재구성했다. 출판사 쪽 보다는 독립 서적으로 출간할 생각이다. 10 꼭지 정도의 작은 책이 될 것이고, 1년간의 심리 공부와 녹취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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