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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Apr 21. 2020

윗집 마음, 아랫집 마음

꿍하지 말고 표현하며 살아요

세상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 답답하고 짜증 나서 인간계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해본 적 있지 않은가?  얼마 전까지 나 역시 “ 할까? 말까? “ 머뭇거리고 했다.   


최근 wpi 심리 공부를 하며  성향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하게 되면서 예전처럼 망설이는 마음이 슬그머니 올라오면 견딜  없이 답답해진다.  후딱 쳐내고 해결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 오른다.  별것도 아닌 거에 고민하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선이 명확해지면서 감성적 교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냉정해 보이기도 한다. 가급적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각자 생각하는 게 다른 건가?

얼마 전 윗집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해서 우리 집 천장으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이나 방치된 상황에서 대책 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는 옆지기(로맨)와 나(아이디얼)의 마음이 다름을 알았다.  


옆지기는 본인 마음이 편한 쪽으로 생각했고, 나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 했다.   아파트 관리실과 설비공사 직원이 수차례 집을 오갔다.  윗집 세입자와도 몇 차례 문자를 했고, 윗집 임대인과도 문자를 주고받았다.  나름 분주하게 해결 방법을 찾으려 했는데, 뭔지 계속 겉도는 느낌이다.


‘ 뭐지? 깝깝한 이 느낌. 진짜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인데. 기분 별로네 ‘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나 같으면 아랫집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업체를 섭외해서 공사 스케줄에 대해서 알려주고, 불편함에 대해  양해를 구했을 거 같다.  아랫집에서 만약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 서로 어떻게 이 상황을 인식하는지 그걸 파악해야 돼 ‘


괜히 속 끓이며 시간을 보내는 건 나 답지 않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 일자별로 자세한 상황을 적어  윗집 임대인에게 보냈다.  앞으로 공사 일정을 알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하루가 지났다.  


메시지 옆의 1이라  쓰여있는 숫자가 없어진 걸로 봐서 메시지를 읽은 것 같다.  아무런 답변이 없다.  또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공사를 할지 말지, 언제 할지를 알아야 답답하지 않을 텐데.  왜 문자 회신을 하지 않을까?   


괜한 오해를 하지 말고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보기로 한다.  나 역시 인관관계에 서툴기에 흥분하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 본다.  



문제가 뭔가?

wpi 심리상담의 에센스는 상황을 파악한 후, 문제를 규정하고, 그 문제에 맞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다.  70억의 사람은 각자 다르게 생각한다. 따라서  생각과 타인의 생각은 당연히 다를  있다.  그렇기에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내 얘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상대편에게 질문을 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도록 하자.    아직 내담자와 대면 상담을 한 적이 없는데, 심리 상담할 때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 네, 안녕하세요. xx호입니다. “


역시 생각했던 데로 감성적인 로맨티스트 타입의 중년 여성분이셨다. 문자를 받고 여러 곳에 전화를 하며 분주했던 하루를 설명하신다.  공사일정에 대해서 우리가 알 것이라 생각했다 한다. 각자 다르게 상황을 알고 있었다.  


서로 다르게 생각했던 상황에 대해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사일정을 공유했다.  깔끔하게 해결됐다. 10분간의 전화통화를 한 후, 반나절 정도 기진맥진했다.  


나름 심리상담을 하듯 로맨티스트의 말에 공감을 해주며, 아이디얼인 내가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부드럽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놀라운 변화다.  생활 속에서 wpi 심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생활 속의 심리가 소재인가?

문득 누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매번 내 머릿속에 있는 가치와 의미에 대한 개념적인 이야기를 쓰다가,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를 내 방식으로 써봤다. 이런 글도 써지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  갑자기 브런치 조회수가 1만을 넘어선다.  다음 메인 페이지 브런치 글에 내 포스팅의 썸네일이 보인다.


‘ 짜릿한 장타 감 ‘


이 맛이구나.  살아있다는 성취감이 뿜 뿜 느껴진다.  이 맛에 글을 쓰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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