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2 M자 아이디얼리스트 - 매뉴얼
지난 8월에 WPI 심리테스트를 했다. M자 아이디얼. 매뉴얼이 높고, 로맨에 비해서 트러스트는 바닥이고, 아이디얼에 비해서 셀프는 낮다. 맞는 건 없고 매뉴얼까지 있으니 최악의 상황이다. 매뉴얼은 휴먼의 특성인데, 내 경우 휴먼은 낮은데 매뉴얼은 과도하게 높다. 로맨-매뉴얼 경향을 만들고 있다. 또한 아이디얼의 독창성을 가로막고 있다.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것을 하고 싶은데 남들의 낯선 시선을 의식한다. 남들 눈치도 보고 나 스스로도 불안해하는 것이다. 셀프를 높이고, 트러스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처럼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게 되면 누가 걱정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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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꾸준한 노력을 시작했다. 브런치에 하루하루의 심리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반복적인 것을 싫어한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는 긴장했다. 글 재주도 없는데 글을 써도 될까? 누가 본다고 그런 걱정을 하나 모르겠다. 며칠 써보니 긴장이 많이 풀렸다.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독자. 내가 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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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있다. 회사 인스타 계정을 거의 방치해두고 있었다. 담당자가 없어서 간간히 내가 올리곤 했는데, 영 마뜩지 않았다. SNS를 한 번도 사용 안 해본 직원을 담당으로 지정하고 매일 꾸준히 올리라고 했다. 내 코멘트 없이 아무거나 올리라고 했다. 내가 가이드를 주면 내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참고로 직원의 WPI는 에이젼트 성향이다. 에이젼트는 믿고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 중간에 계획을 틀어서도 안되고, 잔소리를 해도 좋지 않다. 일 끝난 후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그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하면 좋다. 여기까지는 이론이다.
한 달 반이 지났다. 놀랍다. 인스타 계정이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처음 인스타 계정에 사진을 올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브랜드 콘셉트가 한방에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또 만들면 되지. 계속하라고 독려 했다. 중요한 건 인스타그램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매뉴얼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일을 나 혼자 다 처리할 수는 없다. 적절하게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한다. 함께 작업을 하니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 신선했다. 내가 세워놓은 틀과 맞지 않아서 어색하고 마음이 불편했다. 처음에는. 계속했다. 한 달쯤 지나자 옛것과 새로운 관점이 충돌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럴 수도 있구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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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심소 M자 관련된 팟캐스트 내용은 10편 정도 녹취했다. 녹취를 하면 확실히 이해도가 올라간다. 아침에 황상민 교수가 쓴 책 ‘나란 인간’의 아이디얼리스트 부분을 다시 읽어보았다. 이번이 3번째 읽는 것인데,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온다. 팟캐스트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생각나면서 내 속에 있는 틀들이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신기하다.
12월이 되면 검사한 지 4개월이 된다. 그때 WPI 검사를 다시 해봐야겠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