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부부
1
때는 봄이었다.
한 부부는 야산으로 들어섰다. 야생 개복숭아나무의 열매를 얻을까 해서다. 둘은 흩어져 개복숭아를 딴다.
"헉"
남자는 한 나무 아래 시선이 멈춘다. 수풀이 우거져 있지만 그것의 형체는 포대자루 같기도, 짐승의 등어리 같기도 했다. 남자는 숨을 들이켰다. 썩은 기름 냄새가 폐 깊숙이 달라붙었다. 이상하다. 이상하게 불쾌했다.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찌릿하게 전기가 통하듯 스치는 생각. 저것은 분명 흉한 것임에 틀림없다. 확인해야 한다.
"여보!"
그는 두어 걸음 뒤에 있는 아내를 불렀다.
"당신 이쪽으로 오지 말고 거기 서 있어. 여기 쳐다보지 말고."
그는 배에 힘을 단단히 주고 그것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포대였다. 그 안에는 분명 상한 고깃덩어리가 들어있을 것이다. 말라붙은 액체 위로 다시 질펀하게 번진 흔적. 들러붙은 파리. 꿈틀거리는 벌레. 포대는 상당히 크다. 장갑 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전정가위를 움켜쥐었다. 포대의 아구를 잘라냈다.
"으악"
사람의 머리카락이었다.
한때 사람이었던, 지금은 시체인 누군가의 뒤통수. 남자는 단전이 얼어붙었다. 그것은 서서히 목까지 차올랐다. 몸을 돌려 토하기 시작했다. 왜 남의 뒤통수에 토하냐고 시체가 따질리는 없었다. 그래도 사람이었던, 아니 여전히 사람인 누군가의 몸 위로 토하고 싶지는 않았다.
뒤이어 아내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울렸다.
그 소리는 봄의 기운을 완전히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