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이안 감독

by 하루키

제64회(2007)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색, 계》, ㅡ 당시 18금 혹은 19금이라느니 29금이라느니 수위가 높다는 소문에 주저했던 영화 ㅡ 《화양연화》(2000)를 보던 날 적어두었던 메모가 있었다. '멜로의 모든 것?' 이후 멜로 영화는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예외로 얼마 전 《헤어질 결심》을 봤다. 서래(탕웨이)가 눈에 밟혀 《색, 계》가 다시 생각났다. ㅡ 이제는 18금에 내성이 생겼겠지? ㅡ 보고 싶은 이유는 명료했다. 탕웨이의 장편 데뷔작이자 세계적으로 그녀를 알린 영화. ㅡ 20대의 그녀를 볼 수 있는, ㅡ 시작한다. "딸깍, 딸깍"


"어서...가요...도망가..." _왕치아즈 / 막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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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 1942년 홍콩과 상해에서 일어난 일을 배경으로 한다. 일본은 진주만 침공(1941)을 하였고, 난징에는 친일파를 중심으로 한 중국인 유신정부가 수립(1940) 직전과 수립으로 연결된 시기이다. 홍콩에서 공부 중이던 평범한 대학생 왕치아즈(탕웨이)는 연극부에 가입, 열혈 애국청년 광위민을 만나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조국 중국의 해방을 위해 한간(친일파) 이 대장(양조위) 암살 계획에 동참을 한다. 젊음, 열정, 치기는 때때로 아름답지만은 않다. 암울한 역사적 상황은 모두가 불행해질 뿐,


?. 색色*의 시각


1930년대에서 40년대로 넘어가는 모던 시티 상해. 진한 와인색色을 띈 이 대장(양조위), 그에게 다가가는 퍼플색色 왕치아즈(탕웨이). 이 대장은 늘 경계하고 의심하며 한 발짝 떨어져 상대방을 주시한다. 왕치아즈는 서서히 자신을 와인색色 위로 떨어뜨린다. 색色은 번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퍼플 색色을 넣을수록 색色은 섞이고 묽어져 변했다. 정의도, 애국도, 신념도, 사라졌다. 무슨 색色일까?


* 색色 - 색정이나 여색, 색사(色事) 따위를 뜻하는 말.


?. 계戒*의 시각


인간의 삶은 역사 속에서 매번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ㅡ 자신의 생각과 의지와 상관없이, 때로는 떠밀려서 ㅡ 그렇게 선택한 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선택을 반복해야 하고, 셀 수 없이 반복된 선택 속에 옮고 그름의 판단이 모호해진다. 일본 대 중국, 친일파 대 애국, 요원 대 대학생. 인간은 그저 거대한 역사적 흐름에 티끌일 뿐-


* 계戒 - 죄악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규정.


?. 6캐롯 핑크 다이아몬드


마치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듯한 6캐롯 핑크 다이아몬드. 와인색色과 퍼플 색이 완성시킨 핑크 색色. 색色은 계戒를 범했고, ㅡ 인간의 자유의지로서 선택한, ㅡ 인간은 역사의 물줄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숙명자였다.


난 다이아엔 관심없소..반지를 낀 당신 손을 보고 싶었지.. _이 대장(양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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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비아 #trivia

ㆍ2007년에 개봉한 이안 감독의 스파이-애정 영화. 양조위(이모청 역)와 탕웨이(왕치아즈 역)가 주연을 맡았으며, 특히 탕웨이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홍콩과 미국의 합작 영화이다.


ㆍ원작은 중국계 미국 작가인 장아이링(張愛玲)이 1979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쓴 동명의 단편소설이며, 노출 장면이 상당하지만 역사적 흐름에 휘말린 개인의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ㆍ영화를 보면 두 번 정도 왕치아즈(탕웨이)의 립스틱 자국이 남은 컵을 클로즈업 해주는데, 이것은 그 당시 교육받은 부잣집 여성들은 무언가를 마실 때 컵에 립스틱 자국을 남기지 않는 것과 대조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즉 이(양조위)는 함께 밥을 먹을 때부터 그녀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챈 것.


ㆍ작중 등장한 다이아 반지는 실제로 1940년대에 제작된 반지로 세계적인 쥬얼리 회사인 까르띠에의 소장품인지라 반지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경호원이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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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1930년대 모던 경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 (우) 실재 까르띠에 소장 6캐롯 핑크 다이아몬드 100억원대

역시 이안 감독이다. ㅡ 역시는 역시였다. ㅡ 중간중간 매끄럽지 않다고 느낀 장면들이 있었지만, 연출의 힘과 감성이 좋았다. ㅡ 사견이다 ㅡ 풋풋한 탕웨이 +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의 20대를 본 것 같았다. 《색, 계》의 그녀도 《헤어질 결심》의 그녀도 색色은 퍼플이었다. ㅡ 29금 매운맛 퍼플이 시간이 흘러 순한맛 퍼플이 된 것 같은ㆍㆍㆍ ㅡ 그렇지만 ... 아직도 나에게 이안 감독은 《와호장룡》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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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의 영화 생각

1. 영화는 시詩라 생각합니다.
2. 평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3. 감상은 미니멀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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