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많이 버는 게 더 좋아!
아들 : 엄마 그거 공짜야?
엄마 : ??? 응????
공짜이긴 한데 그게 왜 궁금해? 공짜 아니면 안 갈 거야?
아들 : 응. 안 갈래
엄마 : 왜?
아들 : 돈 아껴 써야 하니까
여름이 되니 교회에 성경학교 철이 돌아왔다. 부서마다 성경학교 준비에 분주하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작은 교회라 거의 모든 교인이 조금씩이라도 행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우리 아이들은 유치부였지만, 아빠가 아동부 성경학교를 돕다 보니, 아직 유치부인 7살 아들에게 아동부 행사에 와서 같이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먹자고 물어보았던 것이다. 당연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공짜냐고 묻는 아들의 질문에 나와 남편은 어리둥절했다.
요사이 카드 값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다. 고정비는 말 그대로 고정비니 줄이기가 만만치 않았다. 또 매달 들어가진 않지만 달마다 특별하게 들어가는 생일이며 경조사, 세금, 이런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결국에는 주로 먹고 입는데 들어가는 카드값을 예전 수준으로 줄여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아이들이 어려니 철마다 옷을 사야 하긴 하지만, 그것도 큰 금액이 들어가진 않았고 카드 값의 대부분은 먹거리와 생활 잡비로 쓰였다. 첫 달은 어떻게 든 안 쓰고 안 입고 안 먹으니 조금 줄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둘째 달은 이런저런 잡비가 많이 나와 계획했던 비용보다 훨씬 웃돌게 되었다. 카드 명세서를 두 번 세 번 읽어보아도 어디 큰돈 쓴 게 없는데 총금액은 왜 이렇게 커져버리는 건지. 물가가 올랐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하게 되었다. 결론은 아껴 쓰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결국엔 더 버는 수밖에 없었다.
그날 아침 남편과 이런 이야기를 아침 밥상에서 그리 심각하지 않게 웃으면서 나누었다. 이야기를 듣던 아들이 무슨 말이냐고 묻길래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러면 어때? 저러면 어때? 하면서 아들과 어떻게 돈을 벌지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웃으며 나누었다.
나는 쉽게 잊어버린 아침의 대화가 아들에겐 깊게 남았는지, 집에 오는 길 차 안에서 아동부 행사에 같이 가겠냐는 질문에 ‘공짜’ 질문이 훅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 아들의 질문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고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대견스럽기도 했고, 7살 아이에게 그런 부담을 갖게 만든 사실이 부모로서 미안함이 되어 마음을 조여왔다.
아이는 내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며, 앞으론 입 조심 해야겠다. 돈도 더 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