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 출처가 어디인가요?" 까다로워진 네덜란의 집 구매 프로세스
금요일 오후 5시를 살짝 넘은 시각,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내 집 구매를 담당하는 공증인(Notary)이 모기지가 승인되었으니 다음 주 수요일 집 구매일 전까지 마쳐야 할 과제들을 읊어주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 집을 산다는 건 아무리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꼼꼼한 서류 작업의 연속이다. 이번에 내가 안내받은 체크리스트는 이랬다.
- 배우자 동의 서명: 내 명의로 단독 구매하는 집이지만 네덜란드 법상, 배우자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서류에 배우자가 직접 신분증을 들고 공증인 사무소에 방문해서 서명을 해야 한다.
- 강화된 자금 출처 증빙: 2020년에 집을 살 때만 해도 구두 확인이면 충분했는데 그 사이 법이 개정되어 이번에는 제출해야 할 서류 내역이 꽤 많았다. (월급 명세서, 연말 세금 정산, 남편에게 증여받은 자금 출처 등)
- 에스크로 (Escrow) 송금: 잔금을 포함해 내가 지불해야 할 금액을 공증인 사무소 계좌로 미리 보내두어야 한다. 이 금액은 집 구매가 완료된 뒤 공증인 사무소 측에서 판매자에게 송금한다.
- 최종 서류 검토: 상세 구매 계약서와 인보이스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팁. 네덜란드 은행은 1일 이체 한도가 보통 250,000유로로 제한되어 있다. 그 이상의 금액을 송금해야 할 경우 그다음 날 새로 송금을 해야 하므로 미리미리 송금을 해두는 것이 좋다.
송금 전 확인한 인보이스에는 집 구매와 관련된 모든 항목이 적혀 있었다.
- 집 구매 대금
- 부동산 취득세 (실거주 목적의 경우 통상 2%)
- 공증인 수수료
- 모기지 어드바이저 및 구매 중개인 비용
- 공증 통번역사 비용
- 집 검사(technical inspection) 비용: 나는 이미 업체에 직접 결제했기 때문에 추후 공증인을 통해 돌려받았다.
가장 큰 숙제였던 모기지 승인 이후 에스크로 결제까지 무사히 마쳤다. 통장 잔고는 가벼워졌지만 마음만큼은 지난 한 달여를 통틀어서 가장 넉넉했다. 정말 오랜만에 아무 걱정 없는 편안한 주말을 보냈다. 이제 정말 며칠 뒤면 새 집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