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을 통해 보는 토스뱅크

(금)(방)(통)하는 금융/은행 이야기-1

by HARU의 하루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02/01/2021020100208.html

12년 만에 신규 인가를 받은 토스증권이 2월 중순부터 사전 공개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사전 신청 당시 5일 만에 신청자수가 약 20만 명에 달한다는 위와 같은 기사도 있었는데요 1년 안에 100만 명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주식거래 이용자 수가 약 5~600만 명가량 된다고 하니 약 3~4%에 달하는 고객들이 이미 토스증권에 예약을 한 것이고 1/6 수준의 가입자를 가져가겠단 목표지요. 수치적으론 그리 많아 보이진 않으나 그동안 주식 거래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20~30대가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여 그 결과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토스증권 또한 여러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MTS(Mobile Trading System)와는 달리 20~30대를 타겟으로 쉽게 투자에 입문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토스증권이 진행할 사업 방향에 대한 내용은 지금까지 기사화된 내용들만으로도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했습니다.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만 취득했기 때문에 펀드 등은 당분간 취급하지 않고 단순 주식 매매만 제공할 수 있으니 이를 위해 1. 별도의 앱이 아닌 토스 앱 내에서 운영하고 2. 새로운 형태의 주식 매매 경험을 제공해 1,800만 토스 이용자 중 주식투자 경험이 없거나 관심 있는 고객들, 특히 20~30대 신규 고객층을 주식 투자로 유도해 수수료 수익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토스뱅크의 포지션은 단지 상품 제공자?


그렇다면 지난 2월 초에 본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는 어떨까요?

여러 추정이 나오고 있고 아직 금융당국의 인허가 전이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토스뱅크 또한 토스 내 서비스로 통합되어 운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토스는 이미 유사은행 서비스 제공 중

아시다시피 토스는 전화번호 간편 송금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현재는 이미 은행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기능의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유사 은행 앱입니다.(이체, 예적금, 대출, 신용카드 등).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봐도 세이프 박스, 저금통, 모임통장의 기능은 비상금 모으기, 치킨값 모으기, 공동계좌 등으로 제공하고 있고, 오히려 카카오뱅크에는 없는 토스로 결제하기, 환전, 공과금 납부, 보험, 카드 추천 등의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 중입니다. 여기에 신용조회 서비스, PLCC 신용카드를 운영 중이며 유료 프리미엄 회원 서비스인 토스 프라임 까지도 운영 중이어서 상품/서비스 라인업으로만 보면 카카오뱅크 보다 더 다양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토스뱅크에 필요한 것은 한정적

기존 토스의 1,800만 고객들이 유사은행 기능을 이미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굳이 토스뱅크를 별도 앱으로 만들어 같은 기능을 제공해 토스와 토스뱅크간 경험이 중복되게 둘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1차적 역할이란 건 토스의 진열장에 올려둘 토스(뱅크) 고유의 예적금 상품 및 대출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과 송금 시 이체 한도를 높여주는 것 정도에 불과할 겁니다.



토스와 토스뱅크의 역할


만일 그렇다면 의문은 언급한 수준의 목적만으로 굳이 큰돈을(초기 자본금 2,500억 원) 들여가면서까지 은행 라이선스를 받을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것입니다. 토스뱅크의 계획에 따르면 추가 증자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계획 중이고 은행 오픈 시 신용카드 겸영까지 할 계획이기 때문에 당분간 BIS비율(은행이 꼭 지켜야 하는 규제비율입니다)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최대 대출가능액은 1.5조 원에서 1.7조 원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이 정도 규모의 여신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은 카카오뱅크 수준의 예대율과 NIM 고려 시 연간 230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운영비를 적게 잡아도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처럼 초기 3~4년은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겠죠.


다만 토스의 시점에서 보면 상황을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전지적 토스 시점'으로 상황을 해석해 보자면, 토스의 지향점은 기본적으로 소비자 '금융 생활'의 모든 접점에서 고객이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입니다. 그럼 당연히 토스 서비스의 기본 축이 되는 '토스 머니'에는 더 많은 '고객의 돈'이 충전되거나 더 많은 계좌가 연결돼있어야 하죠. 여기서 1차적으로는 현재 토스머니(기명식 선불전자지급수단)의 200만 원 한도가 발목을 잡고 있고(21년 중 500만 원까지 상향하는 규제 개선안 논의 중), 그에 대한 대안으로 오픈 뱅킹 등을 통해 타 금융기관을 연계한 직출금을 운영하고 있으나 돈을 가지고 오는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증가하는 수수료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또한 토스머니의 한도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자도 받지 못하는 선불 계좌에 소액이 아닌 고액을 넣어 둘 소비자도 거의 없으니 토스는 '이자를 줄 수 있고' '200만원 이상 돈을 넣어둘 수 있고' '토스 입출금에 최적화된 은행 계좌'가 필요합니다. 토스뱅크의 역할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스뱅크의 역할 : 토스 서비스를 위한 자금 저수지(이자제공)
토스의 역할 : 토스뱅크에 계좌 개설 지원 및 중금리 대환 대출 연계

따라서, 토스뱅크가 출범하면 토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재 토스머니 이용자를 → 토스 계좌로 전환할 것이고(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다른 형태로 이자 제공 가능), 두 번째로는 잔고를 올리기 위해 신용카드나 오픈뱅킹을 통해 토스뱅크 계좌에 일정 수준의 잔액을 항상 유지할 수 있는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입니다. 은행 입장에서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계좌 개설 대행 수수료나 브랜드 마케팅 비용 등이 절감되기 때문에 토스뱅크 입장에서도 토스에 좀 더 높은 이자율의 입출금 계좌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겠죠.


이제 다시 '토스뱅크'의 관점으로 전환해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면

'토스'를 통해 일 년간 약 500만 명의 계좌 고객을 유치하고(토스 1,800만 고객 중 27%수준) 고객들이 평균 50만 원 수준의 수시입출금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면 1년 뒤 약 2.5조 원의 수신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연 평잔 1.25조 원) 요구불 조달금리를 평균 0.3%정도로 유지한다고 하면(세이프박스 포함 카카오뱅크 수준) 1.25조 원을 유지하는 연간 이자비용은 약 37억 원에 불과합니다. 단순하게 가정해서 고금리의 예적금을 받지 않고 예대율 90%를 유지하면 1.13조 원을 여신으로 활용 가능하고 여기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아직 예비인가) 토스가 타 은행의 중금리(평균금리 6.5%)를 이용하는 고객 중 돈을 잘 갚는 고객들만을 타겟으로 토스뱅크 중금리로 대환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면 이자수익으로만 연간 700억 원 이상을 벌어 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BIS비율, 충당금 그리고 LCR 등 규제비율 이슈 등을 고려 시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극단적 시나리오입니다만 이 시나리오에 맞게 규제당국도 아래와 같이 조금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1020311231134949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4744182


토스뱅크의 제 3의 길


국내 최초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현재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무기로 재성장의 길을 모색 중이고 카카오뱅크는 국민 뱅킹 서비스로 이미 자리 잡았습니다. 토스뱅크는 과연 어떤 길로 가게 될까요? 위에서 살펴본 시나리오라면 토스뱅크는 당분간 고객 접점에서 큰 액션을 취하기보다는 토스라는 거대한 거인의 어깨 위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핀테크와 은행 간의 줄다리기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점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 '토스'든 '토스뱅크'든 고객 접점의 순서만 바꾸면 되는 패를 쥐고 있으니까요. 뭐가 됐든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보단 조금 더 더 나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건 분명할 겁니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가 출범하면서 ATM 수수료나 이체 수수료와 같은 기본적 활동에 대한 비용은 거의 무료화됐고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같은 비용도 많이 사라졌으니까요.

어서 빨리 7월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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