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인사혁신처장
강선우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사회분위기가 21세기 대한민국에 여전하다는 실망감을 토로하고, 인간을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날 것과, 논란 중인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성급하고 단정적인 결론을 내려 버리지 말고 신중하고 유보적인 판단을 할 것을 제안했었다.
이번에는 인사혁신처장에 임명된 최동석 박사가 논란에 휩싸였다. SNS 상에서 마녀사냥에 가까운 평가를 과감하게 내려버리는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그를 잘 알지는 못한다.
98년 경에 그가 쓴 책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을 읽었다. 직업관료들에 관해 쓴 그 책을 공감하면서 읽었고, 그가 많이 궁금했다. 아직 독일에서 생활하던 때라 국립도서관에 가서 그의 박사논문을 찾아 드문드문 읽어 보았다.
한국인이 쓴 대개의 박사논문이 한국사례에 관해 설문/데이터조사를 하고 그것을 통계적으로 다룬 실증연구인데 반해, (기억으론)그의 논문은 성경 속의 리더에 관하여 리더십이론을 다룬 개념연구였다. 다른 한국박사의 논문에서는 보이지 않던 학문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귀국 후에 읽었던 "인간의 이름으로 다시 쓴 경영학(2013)"도 좋았다. 독일 헌법 제1조에서 밝힌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강조가 내 생각과 겹쳤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이 있었다. 인사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현장에서 이를 적용해 왔지만, 사실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고백이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나는 그가 쉬운 타협보다는 어려운 원칙을 지키는 사람인 것으로 판단했다. 오래 전에 은퇴하고도 여전히 자료를 붙잡고 연구하는 자세는 보통 사람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생물적인 연령과 상관없이 그의 뇌는 여전히 생생한 것 같다.
내 기억에 의하면, 그는 김영삼 정부의 인사혁신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것으로 안다. 산,학,관에서 두루 쌓은 경험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인해 묻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제도 개혁을 통해 거대한 공무원 조직이 효능감있게 움직일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발전할 디딤돌을 얻게 된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물론 기업조직이나 관료조직 등 특유한 조직에서의 인사평가는 나름대로의 잣대로 용이하게 할 수 있지만, 한 사람에 대한 전인적인 판단은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
너무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