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회교리와 회칙 -1/2
가톨릭의 사회교리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말한다. 당대의 사회 문제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응답이다. 가톨릭 교회가 사회 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고 가르침을 전한 최초의 사회교리는 1891년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인 “새로운 사태 Rerum Novarum”이다. 즉, 교황이 교도권에 기반하여 회칙(Papal Encyclical)을 반포하는데,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이 처음으로 교회가 사회 문제에 대해 발언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사회회칙이라 하여 다른 회칙과 구별한다. 아래에 주요한 (사회)회칙을 소개한다. 130 여년도 더 전에 발표된 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보적인 견해를 담고 있다(대한민국 사회의 관점에서 볼 때).
1891년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 Rerum Novarum”
흔히 “노동헌장”으로 불리는 회칙으로서, 당시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이념이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을 낳던 시점에서 노동자 계급의 실상에 관해 언급하고, 노동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집산주의적 사회주의 모두를 배격하고, 사회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양 극단을 피하는 균형 잡힌 사회원리를 제시하면서 소외된 가난한 이들과 특히 노동계급에 큰 관심을 표명하였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자신들뿐만 아니라, 가톨릭 교회와 국가도 협력하여야 하며, 자본가나 노동자 모두 교회의 자녀로서 똑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노동분규를 종식시키거나 완화시킬 수 있으며, 경제 및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가 공동선을 실현할 목적으로 개입하여야 하고, 국가는 공권력으로 가난한 노동자의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했다. 자본가와 노동자 두 계급은 국가 안에서 조화롭게 일치하고 협력하여야 하며, 노동 없는 자본 없고, 자본 없는 노동도 있을 수 없으므로, 단순한 우정만이 아니라 형제애(박애)로서 결합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1931년 교황 비오 11세의 회칙 “사십 주년 Quadragesimo Anno”
이 회칙 반포를 전후하여 양 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 경제대공황, 나치즘과 파시즘의 득세와 같은 세계사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다. 최초의 사회회칙 반포로부터 40주년이 된 해를 기념한 회칙이다. 이 사회회칙에서 가톨릭 사회교리의 주요 원리 중 하나인 “보충성의 원리”가 나온다(후술).
그리스도교의 전통과 시대 변천에 따라 끊임없이 제기되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사회교리라고 하여 처음으로 사회교리의 본질과 목적을 명시적으로 다루었다. 복음 정신을 바탕으로 항상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교회가 “새로운 사태”가 이루어 놓은 업적을 배우고 익혀야 하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하여 교회는 사회, 경제 문제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제도의 잘못된 적용 실례, 독점 등 경제력 집중 문제와 사회주의의 분화와 팽창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사회개혁에 신자들이 앞장설 것을 권하면서 전세계 인류에게 복음정신으로 복귀하고 윤리의식을 회복하여 진정한 사회개혁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였다.
1961년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어머니와 교사 Mater et Magistra”
노동자들이 회사에서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고, 더 나아가 노동자들이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에도 참여할 것을 제안하였다. 국가는 국민생활에 더욱 능동적인 역할, 즉 대기업에 대하여 통제권을 행사하고, 공동선의 이름으로 재산을 관리하게 하며, 사회 문제를 극복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였다. 나아가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 문제를 제기하고,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사이의 격차 문제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을 거론하고 해결 방안에 관한 여러 원칙을 밝힘으로써 국제화한 회칙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사회화라는 용어를 긍정적으로 채택하여 교회의 공식용어가 되었으며 복지, 교육 등에 국가의 간섭을 증대하여 제도화할 것을 촉구하였다.
1965년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현대세계의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 Gaudium et Spes”
재산 소유가 가끔 탐욕과 중대한 혼란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사유재산의 소유권은 철저히 개인에게 주어지지만, 그 사용은 공동선의 원리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노동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제활동을 조직하거나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못박고, 자본가, 사용자, 관리자, 노동자 등 각자의 직무에 따라 업무상 필요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히 규정된 방법에 의하여 모든 구성원이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촉구했다.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조직할 권리와 아무런 불이익의 위협 없이 조합활동에 참여할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에 속하는 것으로서 인정되어야 하며, 노동자들이 자유와 책임을 지닌 인간이 아니라, 이윤 추구의 단순한 도구로 취급당하는 굴욕적인 노동조건과 같은 행위들은 참으로 치욕적이고 이는 인간 문명을 부패시키는 한편 불의를 당하는 사람보다도 그러한 불의를 자행하는 자들을 더 더럽히며, 창조주의 영예를 극도로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참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