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의 약속
나는 브런치도 이용하고 있지만 주로 글을 쓰는 곳은 '블로그'다. 네이버에서 도서 인플루언서로 있는 만큼 도서 리뷰도 남겨야 하고 운영하는 행정사 사무소 업무 관련 글도 모두 블로그를 통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도 충분히 좋지만 블로그를 주로 쓰고 있는 것은 다분히 플랫폼의 성격차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인지 가끔 내게 블로그에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묻는 분들도 있었다. 목적에 따라 글을 쓰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묻는 분들이 원하는 검색 노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꾸준히 글을 올려 소위 말하는 블로그 지수를 높이는 것이라 답을 드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대게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계속 써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 조금 쓰다가 포기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너무 잘 쓰려고 하다 보니 지쳐 떨어지는 경우였다. 세상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 한 번 두 번 정도의 시도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진 않는다.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최소한의 노력이 계속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겠다면 모르겠으나, 계속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면 글쓰기를 누군가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글쓰기는 누군가와 같이 하는 게 아니다 보니 강제성도 부족하고 평가(내가 하지 않았다고 해서 누군가 나를 압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로부터도 자유로운 편이다. 그렇기에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를 누군가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진다.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쓰지 않는다면, '글쓰기'라는 사람과 매일, 언제까지, 얼마나 만나기로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는 약속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더욱 효과가 좋다.
만일에 자신이 약속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이 약속 한 번 못 지킬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계속 알고 지내고 싶은지를 고민해 보면 도움이 된다. 과거 대학시절 들었던 커뮤니케이션 수업의 한 교수님께서는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스스로와 약속도 못 지키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약속은 지킬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매일 이렇게 스스로에게 압박을 주라는 건 아니다.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쓰게 되니 말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견뎌내기 쉬울지도 모른다. 글쓰기가 힘든 사람이라면 '글쓰기'를 단순히 혼자 하는 행위라 생각하지 말고 사람이라고 여기며 그 사람과 만난다는 약속을 지킨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여기서 고민이 그치지 않고 "잘 쓰고 싶은데 그냥 쓰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을까?"란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일정을 소화했을 때 늘 기분이 좋았는가? 늘 원하는 대로 되었는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약속은 지키는 게 좋다. 그게 신뢰를 쌓는 일이고 나라는 사람의 평판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걸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꾸준히 쓰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글쓰기를 행위가 아닌 한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해 보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