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가능성이 주는 즐거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짧은 글들이 모이면 하나의 책이 될 수 있는 시대다. 무엇이든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은 제작의 측면에선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익의 측면에선 더욱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래서 너무나 당연하게도 책이 되었다는 사실이 판매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처음 책을 내거나 SNS로 인지도를 쌓은 사람이 아니라면 첫 책이 잘 팔리며 인기를 얻긴 어렵다. 소수의 사람들이 찾아주거나 혹은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어려움 때문에 글이 책이 되면 즐거운 이유가 생기기도 한다.
책을 내더라도 노출되기 어렵고 판매는 더욱 어려운 시기임에도, 누군가 내 책을 발견하고 구매까지 이르렀으며 더 나아가 여기에 좋은 평도 남겨준다면 이 일이 얼마나 낮은 확률로 이뤄진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 기분 좋아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후기를 직접 내가 운영하는 SNS에 남겨주는 분들이 계실 때면 그 행복감이 배가 된다. 사실 이런 경험은 나와 같은 무명작가가 누릴 수 있는 특혜(?) 인지도 모른다. 첫 책부터 잘 됐던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일이 있더라도 나처럼 좋아하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브런치에는 글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자신이 쓴 글을 책으로 내고 싶은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책을 낼 계획을 갖고 있지만 확신이 없고 냈을 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라 고민되는 분들에게 이와 같은 '글이 책이 되면 즐거운 이유'로 꼭 한 번 출간에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