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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상인 Jun 20. 2024

스스로 인정하는 것, 외부에서의 인정

스스로 만족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야 비교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없고 그들의 의견도 내가 원하는 대로 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인정하고 만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에서의 인정이 없는 혼자만의 만족과 인정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행정사로 일하기도 하면서 브런치에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쓰고 있는데, 만일 내가 행정사로 일하면서 스스로 '이 정도면 만족한다, 충분하다'라며 마음대로 일을 한다면 누구도 나를 찾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조금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더라도 의뢰한 사람이 만족할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면, 다음 기회가 존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조금 더 인정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것은 내가 누군가의 의뢰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이 아니고 약간의 취미 같은 성격이 있기 때문에 다음 기회를 걱정한다거나 할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내가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외부의 인정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스로 글쓰기를 계속 유지시킬 만한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의 인정까지 없다면 그만두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이 계속 뭔가를 한다는 건 상당히 지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에세이 분야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것은 상당히 감사한 일이다. 브런치에서 스토리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선정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바로 어제 이메일을 통해 이를 통지받았을 때 그간 쓴 글이 무의미하지 않았다는 피드백을 받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 글을 쓰고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브런치에서는 이번 나의 경우처럼 글쓰기를 지속할 있도록 외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제도도 있으므로,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던 나는 외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것 같아 평소보다 가볍게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는 혼자 성실히 써 내려가는 작업이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스토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사실이 외부로부터 온 인정이지만 충분히 내적으로 강한 동기를 갖고 스스로 만족하며 쓰는 것처럼 글쓰기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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