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상인 Jun 20. 2024

나를 안다는 건 뭘까

끝없이 알아야 할 것 같은 느낌

나를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진로 선택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지만,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두고도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다.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일을 선택할 것이고, 어떤 걸 참을 수 없는지 알아야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인간관계도 유지하기 편하다. 


그런데 최근 나는 이렇게 나를 안다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한때는 내가 나를 잘못 알았구나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안다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까지 든 것이다. 그 이유는 '안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나 깊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어야 '안다'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안다는 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은 없는가 등 안다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게 하는 요소가 많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한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인간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자신의 생각뿐만 아니라 자신이 해온 일들에 대해서도 정확히 인식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무작정 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건 결과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선택을 못하겠어요.'와 같은 이야기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취지의 이야긴지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알고자 할 때 그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생의 모든 분야를 범주화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필요하며 시간상으로도 최근을 기준으로 할 필요가 있는 일이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고 나를 알아야만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많은 걸 의식하고 쓰는 글은 재미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