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사회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진과 영상이 있다. 블로그를 제외하면 SNS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고 짧은 글을 담은 사진이 나머지를 채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영상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글만큼 빠르게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긴 글은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읽는 도중 집중력을 잃게 된다면 다시 읽거나 혹은 읽더라도 제대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독서를 할수록 똑똑해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독서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글이 길어지면 읽기 힘들어하고 요약된 것은 없는지 찾는 사람도 많다. 평소 책을 많이 본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요즘은 책을 조금 읽다가 금방 핸드폰을 만지며 영상을 보곤 한다. 그만큼 책보단 영상이 재밌고 편하다. 독서는 명확히 '불편'하다. 텍스트를 능동적으로 읽어야 하고 그 전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을 읽는 것도 쉽지 않은데 글을 쓰는 것은 더욱 어렵다. 어떤 주제를 어떤 방법으로 어떤 표현을 사용하여 전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사용하는 단어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여기에 어떤 주장을 어느 정도 분량에 담아낼 것인지까지 고려해 보면 글쓰기는 확실히 어렵다. 게다가 가만히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란 느낌을 받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별로 없을 거라고 본다.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욕구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란 뜻이다. 글쓰기가 괜히 사고력을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글쓰기는 쉽지 않은데 브런치와 같은 글쓰기 플랫폼은 다양해졌다. 글쓰기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중요한 내용은 여전히 문서로 작성된다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낮은 독서율과 글쓰기 자체가 갖는 어려움으로 인해 글쓰기가 필요함에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계속 있을 거라 생각된다.
게다가 AI가 글쓰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도 글쓰기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AI가 대신 써주기 때문에 글쓰기가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글이 내가 원하는 글이 맞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읽어야 하고 불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여 재작성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AI가 써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쓰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소 글쓰기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AI가 쓴 글을 수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며, 수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처음부터 자신이 쓰는 것보다 못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문해력과 글쓰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환경과 글쓰기의 수요가 완벽히 사라질 수 없는 점을 볼 때 앞으로 글쓰기는 앞으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