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쓴다는 흥미로운 표현을 비롯해 여러 표현들이 '포기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큰 이유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포기하는 순간 끝난다.
2) 포기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결과는 얻을 수 있다.
포기하는 순간 끝난다는 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는데 포기한다면 그대로 마라톤은 끝이다. 시험 합격을 원하는 사람이 공부하기를 포기한다면 합격하는 일은 없다. 그대로 끝난다. 이처럼 포기하는 순간 끝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들 중 결승점이 정해져 있는 일들의 경우 목표와 관계없이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들이 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느껴보지 못할 마지막 지점에 도착했을 때의 희열이나, 시험 결과가 비록 합격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음으로 시험에 대한 본인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이점이 있지만, 때론 포기하는 것이 하나의 선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처럼 작품을 쓰는 사람이라면, 베스트셀러를 쓰고 싶다는 목표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목표를 위해 글만 쓴다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언제쯤 그런 목표에 달성할 수 있을지 알기도 어렵다. 그런 사람에게 글쓰기에만 집중하라고는 할 수 없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쉽게 결정을 하기 어렵다. 이유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결국 해낸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도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예시다. 누군가 해냈다면 당신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도 된다는 확신을 갖고 싶은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결국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포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바로 '고민'하는 것을 포기하는 행위다. 고민을 포기하면 바로 행동할 것 같지만 강제로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 말고 행동해!'라고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이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자신이 하는 모든 일 중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자기 통제 하에 있는 일뿐이라는 걸 깨닫고 그에 따라 나오는 선택지를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야 한다. 성공할지 못할지는 하늘에 달려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일이 잘못되더라도 고민한 끝에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다음에 선택할 때는 참고할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민도 없이 선택한다면 언제든 포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왜 선택했지?'라는 질문 앞에 겨우 버티던 마음까지 무너질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고민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