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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는 마음이 만족할 일은 없다

불안한 사람이 계속 불안한 이유

by 하상인

걱정과 관련된 명언 중 윌 로저스가 남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걱정은 흔들의자와 같아서 계속 움직이지만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걱정은 어딜 가진 않지만 계속 움직여 걱정하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때문에 걱정이 습관처럼 붙어 있는 사람은, 당장하고 있는 걱정이 사라진다고 해도 곧 다른 걱정이 그 자릴 대신하게 된다. 그런 사람에게는 걱정은 계속 움직이지만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그 사람을 괴롭게 한다.


걱정은 별로 없는데 생각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윌 로저스의 명언의 '걱정'을 '생각'으로 바꿔도 될 것 같다. 사실 나도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이라, 생각이 많고 걱정 때문에 얼마나 괴로운지는 충분히 잘 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차라리 걱정할 시간이 없게끔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며 지낼 정도다.


그러다 최근 해군특수전전단인 'UDT' 출신의 이근이 집필한 책 <더 빅토리 북>을 보며 결국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고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마인드셋을 바꾸기 위한 필사 프로젝트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전투를 하든 사업을 하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나만의 방식이 있다. '일단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옮기자.'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생각이 많을까? 자기한테 자신감이 없고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떳떳하고 내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면 생각이 길어지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온갖 루머와 의혹 그리고 악플에 의해 엄청난 공격을 받아왔다. 그런데 나는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에 아무런 정신적 타격을 받지 않았다.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결코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결국 무너지고 자폭하는 사람들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인 것 같다."


저자는 대한민국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자 대한민국 국민 최초로 미국 네이비씰 초급반과 장교과정을 거쳐 전문화과정을 수료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정신과 신체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훈련을 거치며 사고방식이 유약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미다.


이런 저자의 관점에서 볼 때 결국 내가 생각이나 걱정을 언급하며 시작하지 못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사고방식 자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걱정이 없었으면, 인생이 좀 더 쉬워졌으면 하는 마음이 만족할 일은 없다. 걱정을 해결하거나 혹은 계속 피하다 보니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종국적으로는 대처할 능력 자체가 사라지니 걱정할 일은 계속 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에 씁쓸함이 느껴진다면 마인드셋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짧은 기간에 정체성을 바꾸는 건 힘들어도 7주 정도면 충분히 마인드셋(태도) 정도는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걱정이나 많은 생각으로 괴롭다면 회피하지 말고 대처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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