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중요한 이유
뭔가를 시작하려면 혹은 끝까지 해내려면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딱히 이유는 없었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다거나 복수를 위해서 비장한 각오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 또한 뭔가를 하기 전에 동기나 각오가 필요하다고 막연하게 믿었으나 그렇게 비장할 만한 일은 없었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는 인생에 비해 짧은 시간 내에 극적인 일이 벌어지도록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하므로 비장한 각오가 드러나는 순간이 아니라면 시청자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존재하는 하나의 장치인 것인데, 그걸 내 인생에서 어떤 일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아마 그런 순간은 앞으로도 거의 일어날 일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작에 있어 비장함 대신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이번 주말에 본 <결국 성공하는 힘 :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공통점>이라는 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바로 '당연함'이다.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만 어떤 일을 해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해낼 때까지 시도하고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목표를 항상 높은 곳에 두기 때문에 그곳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하며, 자연스레 배우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배움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나는 이렇게 열심히 노력한다'하는 비장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야 배우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마니까요"라며, 어깨에 힘을 뺀 채 아주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희미해질 비장한 각오를 떠올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다. 다만, 당연하게 여기기 위해서 그것에 체화될 수 있도록 규칙이 필요할 뿐이다. 규칙으로 정해진 행동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고민하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고 비교하는 대상도 외부가 아닌 나 자신이 될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혹은 끝까지 해내기 위해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