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스마트폰에 중독되었다. 의미 없이 너무나 자주 운영하는 블로그를 들락날락한다. 그리고는 SNS로 웃긴 영상이 없는지 찾는다.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금만 틈이 생기면 핸드폰을 꺼내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켜기 바쁘다.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엔 ‘남는 시간’에 한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했지만, 점점 그 시간이 늘어가면 늘어갔지 줄어들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 전엔 무조건 핸드폰을 켜고 웃긴 영상을 찾아다녔다.
약간의 문제의식은 갖고 있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것 같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냈다. 그런데 내가 해야 할 일 이외에도 글쓰기 등 자기계발에 쏟아야 할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니 인생이 계속 제자리에 머무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시도한 것은 스마트폰 대신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려고 했다. 강제로 하루일과를 조금 더 만들면 스마트폰을 할 시간이 줄어들 거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에 자꾸 손이 갔고 운동은 시작도 안 했다. 그렇게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니 더 큰 문제가 생겼다. ‘다들 이렇게 살고 나도 일상에 큰 지장 없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자’라며 합리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최근엔 중독 상태가 많이 줄어들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본 전자책의 내용 덕분이었다. 그 책은 중독을 다루고 있진 않았으나, 중독에 대해 어떤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는데 이 표현이 내게 큰 도움이 됐다. 나처럼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이라면, 일상에서 스마트폰에 소비하는 시간이 고정적으로 존재하니 다른 활동을 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최소한의 할 것들만 하고 나머지는 스마트폰을 하니 다른 활동을 할 수 없는 ‘틀’이 만들어진다는 뜻이었이다. 여기에 중독된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중독된 것 이외에 쏟을 시간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인생은 더 확고한 틀에 박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내 일상이 계속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스마트폰 중독으로 변화에 쏟을 시간이 줄어드니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문제의식은 있지만 바뀌지 못하고 중독된 상태로 살다 보니 내 인생에 만족도가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내가 끊어낼 수 있을 거란 믿음도 사라졌다.
그러나 틀에 박힌다는 표현 때문인지, 나는 지금 내 일상에 대해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져봤다. 그땐 내가 스마트폰을 왜 계속 열어볼까를 생각하진 않았다. 대신 중독된 내 모습을, 나의 하루를 제삼자가 된 것처럼 바라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랬더니 24시간이 너무나 길었고, 스마트폰은 내가 중독된 상태를 인지하기 위한 시간을 삭제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운동이나 공부를 하자는 것도, 솔직히 고민하기 싫으니 ‘대충 이런 거하면 좋겠지’라며 ‘빨리 정하고 유튜브나 보자’라는 마음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변화는 원하지만 인생이 틀에 박힌 것처럼 반복되고 있다면 자신이 뭔가에 중독된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