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독자의 후기 - 책 <우연히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는 긴 글을 주로 쓰다 보니 블로그나 브런치가 적합하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스타그램도 하고 있는데 그 기능을 잘 모르고 블로그만큼의 애착은 없어서 그저 게시물(사례, 일상)을 올리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그런 내가 내 작품으로 DM 같은 걸 누군가에게 받을 거란 상상은 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2월 1일 한 독자가 내게 DM을 보냈는데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모른 채로 지나고 있다가 바로 어제 다음과 같은 글을 확인하게 됐다.
"안녕하세요, 하상인 작가님! 도서관에서 <우연히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를 접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을 따라가게 되다가, 마지막에 전개가 확 바뀌는 지점이 특히 재밌있었어요! 좋은 작품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받은 게 처음이라 참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에서 더 감동이 있었다. 판매량에 관계없이 '누군가는 나의 의도를 제대로 읽었구나'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에 출간된 책 <우연히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큰 작품이었다. 잘 팔리지 않았기에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나올 당시만 해도 네이버 메인 '책 문화'란에 오르기도 했으니 말이다.
나에게 친구란 나와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또 그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였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친구의 생각을 들어주고 또 거리낌 없이 공유하며 이야기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친구를 두는 건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언제나 내 안의 이야기들은 밖으로 새어 나오면 나올수록 항상 약점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그 여자(p.37)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며 ‘난 언제쯤 이 버스를 안 타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던 내 이십 대 초반의 모습, ‘이제 이 버스를 언제 다시 타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졸업할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러 갈 때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는지가 떠올랐다. - 그 남자(p.71)
게다가 이 소설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했다. 새 책을 준비하던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과거의 인사가 도착했다. 그리고 그 인사를 통해 누구도 찾지 않는 줄로만 알았던 나의 예전 작품이 도서관에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참 행복한 기분이었다. 이 글을 빌려 메시지를 남겨주신 독자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