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2

위기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by 하상인

이 글을 쓰려고 하니 얼굴이 화끈 거린다. 얼마 전 나는 아내와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글로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신혼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그런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연애를 하면서도 심각한 분위기로 대화를 했던 적이 없는 우리가, 서로에 대한 서운함으로 긴 시간 대화를 하게 됐다. 그 덕분에(?) 우리는 둘 다 평소보다 피곤한 아침을 맞이했다.


긴 시간 대화를 했고 나름대로 풀어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괜찮아진 것 같진 않았다. 대화를 한다고 해도 서운했던 일들과 그에 따른 마음의 상처가 한 번에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한 번의 대화로 긴 대화를 요한 서운했던 감정을 잊는 게 더 이상한지도 모른다.


머리로는 이해되는 상황이었지만, 어제와 달리 오고 갔던 대화가 없는 현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마 아내도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꼭 겪어보지 않아도 함께 살다 보면 마찰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은 했는데, 그 일이 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사소한 일(필요한 물건의 디자인 등을 고르는 일)로 이렇게 긴 대화가 오고 갈 줄은 정말 몰랐다. 그래서 일이 터지고 생각해 보니 연애할 때는 계속 붙어있지 않아 서로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고 해도 이게 터지진 않았던 것뿐이지 길게 붙어 있었다면 언젠간 마주해야 할 일이었던 것 같았다.


이번 신혼일기의 부재에 "위기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라고 호들갑을 떨어놓긴 했는데,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다 보니 그만큼 놀라서 과장해 쓴 것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또 있겠지만 다음엔 더 잘 대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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