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다시 할 수 있을까요?
직장인이 되고 나서 드는 가장 큰 의문은, 도대체 직장인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냐는 것이다. 다들 어디서 어떻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인가? 다 소개팅으로 운명의 인연을 만나는 건가? 나만 빼고?
나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 인생에 다시 연애를 할 수 있을까에 강한 의문(부정적인)이 드는데...하루의 반을 출퇴근길과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이 어찌 짝꿍을 만드는 건지 참 궁금하다.
직장인이 된 후에는 못했지만, 나도 연애란 걸 했었다. 어쩐지 아주 먼 옛날, 거의 전생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지지만 별로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고 불과 2년 전이었다. 등줄기가 짜릿해지는 설렘과 눈만 마주쳐도 실실 웃음이 나오는 기분을 나도 느낀 적이 있었다. 물론 연애가 오래 지속되면서 설레기보단 편안해지긴 했지만, 어쨌든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니. 가끔은 아주 생생하게 느껴져서 엊그제같은데, 또 가끔은 살면서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가물가물하다.
어쩌면 친화력 제로에 낯가리고 외모가 예쁘지도 잘나지도 않은 내가 한 번이라도 연애를 한 것이 기적일지도 모른다. 인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기적이 이미 한 번 일어났으니 다시는 찾아오지 않더라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것이다.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연애를 했으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일지도. 원망과 고통과 후회와 눈물의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과 사랑을 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요즘 자꾸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외로워서인 것 같다. 전에도 썼듯이 나는 주말이면 집에 있기보다는 밖에 나가야 하는 내향형 밖순이다. 혼자서도 아주 잘 다니지만, 혼자 다니는 게 외로워지니 나를 놀아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리고 놀아줄 사람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연애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외롭다'는 이유로 연애를 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나는 당장 연애를 하겠다고 해도 어차피 연애할 만한 이를 만날 일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니, 연애를 떠나서 친구 한 번 만나는 것도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외롭다. 온 몸의 뼈가 시리도록 고독하다.
봄이 오고 있다. 봄이 오고 날씨도 좋고 꽃이 피면 더욱 외로워질텐데. 이번 봄은 어떻게 혼자서 씩씩하게 보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