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과 졸업생은 어쩌다 광고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나
나는 어문과 졸업생, 지금 다니는 회사는 광고 회사. 얼렁뚱땅이라는 단어를 붙일 정도로 생각지 못한 계기를 통해 입사하게 되었다.
작년 2월 대학교 졸업 후 일하고 싶었던 분야의 회사 이곳저곳, 말 그대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눈에 보이는 공고에 족족 지원했었다. 면접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러 간 적도 있었지만 면접 후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중소기업 중에는 불합격 통보를 안 해주는 기업이 대부분인데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오며 가며 시간 쓰고 교통비 쓰고 희망고문 당하느라 정신적 에너지까지 소모한다.) 그렇게 취업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두 달 정도가 흘러갔다. 내 성향이 집에만 있는 걸 답답해하기도 하고, 취업이 되지 않는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다.
이때 결정타를 날린 것이 이별통보였다. 밤마다 울고 불고 하다 지쳐서 잠들었고 어떻게 버텼는지 기억도 잘 안 날 정도로 (정신이) 어두컴컴한 상태로 며칠을 보냈다. 문득 이대로 지내다가는 내 멘탈이 정말 위험하겠구나 싶었다. 밖으로 나가서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어디선가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면 인턴을 구하기가 좀 더 쉽다고 본 기억이 나서, 사무보조 공고를 찾았다. 그러다 졸업한 대학교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지금의 회사에서 올린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보게 된 것이다. 그리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지원했고, 출근하게 되었다.
채용 공고에 '추후 정규직 제안을 드릴 수도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지만 사실 기대하지 않았고(기대하면 실망하는 법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저 돈을 벌고 경험을 쌓기 위해 몇 달을 근무했다. 그래서 틈틈이 채용 공고를 찾으며 지원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되지 않았고, 마침 회사에서 정규직을 제안해주셔서 수락했다. 그렇게 어문과 졸업생은 광고회사 사원이 되었다는 이야기.(?) 취업과 이별은 너무나 동떨어진 단어이지만, 나의 경우는 이별이 취업의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날 떠난 사람을 원망해야 할까, 고마워해야 할까?
~<어문과 졸업생은 왜 광고회사에 입사했는가?>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