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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라 Oct 02. 2018

우울한 사람에게 없는 3가지

본 매거진은 <아임 낫 파인> 프로젝트로 출간되는 책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우울증과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책으로 엮었습니다. 책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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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에게 없는 3가지


우울증의 신체적 증상은 다양하다.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체중의 변화가 생기고, 만성피로감, 불면증, 과수면증, 두통, 소화불량, 목과 어깨결림, 가슴답답함 등의 증세를 수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우울증으로 인해 겪는 양상이 다양하고 반드시 신체증상이 선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는 잠도 잘 자는데.. 내가 우울증이 맞나? 이런걸로 병원에 가야하나.’ 하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울증을 겪을 때 신체적인 증상보다 내가 어떤 생각을 자동적으로, 수시로 하고 있나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스트레스, 연인과의 이별 등 다양한 사건을 겪지만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때문에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의 패턴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2주 이상 지속되면 어떤 좋은 일이나 좋은 신호가 생겨도 그 생각의 패턴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고 우울증에 접어들게 된다.


우울증에 빠지면 공통적으로 세가지를 잃기 쉽다. 힘이 없고, 가치가 없고, 희망이 없어진다. 자기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무력감, Helplessness), 자신이 가치 없다고 생각하고 (무가치함, Worthlessness),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없을 거라고(무망감, Hopelessness) 생각한다.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한 인터뷰이의 긴 대화를 통해서 비슷한 패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나도 잘 아는 분이라 평소에 너무나 일을 잘하고 성과가 좋은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울증 인터뷰이를 찾을 때 연락처를 남겨주셔서 정말 의아했다. 하지만 그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사실 이런 인과관계를 떠나 이따금 우울의 심연으로 내려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울이란 객관적인 성과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새삼 떠올랐다. 



무력감, Helplessness


“무기력한 기분은 늘 들어요. 집에 가고 싶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잠수타고 싶다, 카톡보고 싶지 않다.. 그냥 다 귀찮은 것 같아요. 다 귀찮고. 가장 무서운 건 모든 것에 자극도 못받고 가치도 못 느끼는 거예요. 뭘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도 없어지는거죠. 보통은 무언가를 하는 동기를 외부에서 찾는다고 생각하는데, 외부에서 아무런 동력을 못느끼고,  본능적인 욕구도 나한테 아무런 가치나 자극이 되지 않으니까... 나는 어디서부터 내 삶의 동력을 찾아갈 것인가..”


무력한 기분은 신체적인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고, 방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올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겨우 샤워를 하고나면 다시 자고싶다. 체력이 떨어진 것 같아서 영양제를 챙겨먹었지만, 알고보니 우울증이 원인이었다는 인터뷰이도 있었다. 


무기력과 관련해서 자주 인용되는 실험으로 ‘학습된 무기력’ 이 있다. 첫 번째 실험에서 A그룹의 개들에게는 누르면 전기충격을 멈출 수 있는 버튼을 주었고, B그룹의 개들에게는 피할 방법을 주지 않았다. 이어진 실험에서는 아주 낮은 울타리만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했다.


 A그룹의 개들은 모두 울타리를 넘어 피한 반면 B그룹의 개들은 울타리를 넘어가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쉽게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무기력(helplessness)을 보인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혐오적 소음을 사용한 인간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피할 수 없는 자극에 노출되는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의욕도 없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할 힘이 생기지 않는 무력감은 매우 위험한 신호이다. 무력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꼭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



무가치함, Worthlessness




“언젠가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사실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니까.. 근데 그 관계 안에서 내가 의미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느껴질 때.. 아무리 해도 항상 더 잘하는 사람이 있고, 더 잘사는 사람이 있고. 세상은 날 때부터 불공평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인정하기 싫죠. 대부분 그런 감정은 다른 타인에서부터 오는거 같아요. 비교대상으로부터.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박탈감이 나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끼게 해요. 내가 더 잘하고 싶고, 잘 해야 하는데, 나는 뭐하고 있지..”


내가 가치가 없다는 기분이 들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내가 할 줄 아는건 뭔지, 쓸모가 없네. 난 쓰레기야.”라고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군다. 사실 나의 경우 스스로 자책하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 생각을 내뱉을 때도 있다. ‘멍청이..’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왜 이거밖에 안돼지. 그 때 왜 그렇게 말을 했지, 난 그거밖에 안되나보다.. 하고 생각 안에 갇히기 시작하면 좀처럼 그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들다.



무망감, Hopelessness


“절망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힘들어요. 내가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앞으로도 계속 이 정도 수준으로 있는건 아닐까,에 대한 불안감...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몰라 거기서부터 오는 부담감이 크고.. 무력함을 많이 느꼈죠. 발버둥치면 삶이 나아질까 싶고.. 0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것 보다, 마이너스를 0으로 만드는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무망감이란 희망이 없는 감정, 즉 미래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이다. 무망감의 척도를 살펴보는 ‘벡Beck 무망감 척도’를 살펴보면, 미래에 대한 의욕이 있는지, 앞으로 일이 잘 풀릴거라고 믿는지,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달성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무망감이 심해지면 자살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내일에 대한 희망, 더 나아질거라는 기대가 없으면 삶을 포기하고 싶은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 때는 꼭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감정들에 대해 조사를 하고, 우울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 감정들이 ‘참 잘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데서’ 오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울증이 오는 원인은 여러가지고 발생하는 사건들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내가 만난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사는 혹은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뒤집어보면 나는 가치있고 싶고, 그럴만한 힘이 있으며, 미래에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게 아닐까. 


이미 충분히 그렇다고, 당신은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충만한 존재가 되고 좋은 일만 생길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감정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그건 의지의 탓이 아니라 우울증의 생각굴레에 빠져있는 거니, ‘아 내가 우울증의 영향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를 깨닫고 꼭 전문가를 찾기를 바란다.



<아임낫파인>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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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매거진은 <아임 낫 파인> 프로젝트로 출간되는 책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우울증과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책으로 엮었습니다. 책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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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소개 

https://www.youtube.com/watch?v=NjIIcH6XWec


해시온 팀 강령 님의 우울증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eXHEvQh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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