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잘 하는 방법
오늘도 회사 자리에 앉아 노트북부터 켠다. 회사 포털이 로그인되면서 밤새 열 통 넘게 쌓인 이메일들이 나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
광고성 스팸메일도 있고, 출근하면 바로 확인해달라는 옆 부서 요청도 있다. 그 외에도 온갖 이메일들이 나 좀 봐달라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하나씩 쭈르륵 읽어보고 있는데 9시부터 회의가 있다고 호출이 온다. 읽다 말고 정신없이 회의실로 달려간다. 출근하면 바로 확인해달라는 메일은 그렇게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사무실 직장인들에게 분신처럼 달라붙어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메일'이다. 많게든 하루에 3~40통이 쏟아지기도 한다. 마치 이메일들에 파묻힐 것만 같다.
정리정돈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메일 관리는 극악의 업무이다. 예전에 받았던 이메일을 다시 찾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게 된다.
팀장 : "정보통신부 담당자가 예전에 보냈던 메일 있지? 거기서 언제까지 인증심사 받으라고 했었지?"
나 : "잠시만요..찾아볼께요..음"
팀장 : "나 곧 회의 들어가야 하는데"
비슷한 제목으로 얼핏 기억나는 담당자 이름으로 찾고 또 찾는다. 그제서야 땅 속에서 산삼 캐듯이 이 녀석이 빠꼼히 머리를 내민다. 당신도 혹시 이런 상황을 자주 겪는다면 반드시 이메일 관리방법을 숙지하자
여기 평가 기준 중에서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당신은 이메일을 비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요리사가 봉골레 스파게티를 만들려고 한다. 점심시간이라 정신 없이 주문이 밀려온다. 그런데 면이 어디에 있는지, 토마토 소스는 어디에 있는지, 올리브 오일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 재료 찾아 삼만리를 해야 하고 결국 주문을 쳐낼 수 없을 것이다.
이메일 관리도 이와 같다. 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 필요할 때 언제든 재료를 꺼내서 요리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 정리방법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
메뉴얼을 정리했거나 히스토리 관리가 필요한 이메일들이 있다. 이들은 꼭 별도의 중요 메일함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다이아몬드 반지, 금 목걸이를 아무데나 방치하는 사람은 없다. 비밀번호가 설정된 금고에 신주단지 모시듯이 정성스럽게 보관한다. 중요메일도 이와 같이 보관해야 한다.
중요한 이메일들은 간단하게 리스트업을 하자. 그래야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번 자기 손으로 정리하면 리마인드가 되기 때문에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3월 7일, 팀장 리더십 교육 안내 메일 (발신자: 김OO)
3월 11일, 네트워크 장애 관련, 수도권 영업대리점 회의의 건(발신자: 이OO)
3월 12일, 판매관리비 추가 예산 요청의 건(발신자: 박OO)
중요한 업무가 있다면 아래와 같이 이메일 수신함에 별도 라벨을 생성하자. 가령 교육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중요한 교육이 있다면 관련 이메일을 라벨로 만들어서 해당 메일은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다.
이메일을 확인한 즉시 답장할 것인지, 출근 직후나 점심식사 이후 시간에 몰아서 확인하고 한꺼번에 답장을 할지 나만의 룰을 정하자. 물론 급한 이메일은 바로 답을 보내야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룰을 정해서 처리하자. 중요한 것은 이메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서 이메일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답을 보내는 등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안 읽은 메일이 혹시 100개가 넘어가는가? 혹시라도 그 중에 숨은 진주가 숨어있을까봐 차마 지우지는 못하고 놔두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안 읽은 메일의 수는 늘어가고 있다. 점점 몸무게가 늘어가는 안 읽은 메일함에게 다이어트를 시키자.
시간 있을 때 20분만 딱 투자해서 버릴 것은 다 버리자. 진주 비스무레한 것들만 놔두고 나머지는 싹 다 버리자. 일단 주변정리가 안되어 있으면 이메일 관리가 어렵다.
이메일은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가 공을 주고받는 것과 같다. 포수의 사인대로 공이 가지 않으면 장타를 허용하게 된다. 포수도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투수의 성향을 파악해서 사인을 내려야 한다.
이메일을 제대로 읽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포수가 상대 타자들의 타격 성향, 우리 팀 투수가 잘 던지는 공 이런 핵심 정보들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내 마음대로 사인 내리고 공을 던지게 하는 무책임한 행동인 것이다.
이메일 관리, 조금만 신경쓰면 된다. 중요메일은 따로 관리하고 라벨을 통해 이메일을 분류하자. 안 읽은 메일은 과감하게 정리하자. 이 정도만 해도 수많은 이메일들 속에서 필요한 내용을 찾지 못해 당황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