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보고서 방향은 이게 아닌데?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네트워크 기술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팀장은 네트워크 기술이 전문용어가 많아서 이해하기 쉽지 않기에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앞부분에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전체 흐름만 알면 충분하다는 부분을 넣어달라고 하였다.


하루를 꼬박 매달려 교육 컨텐츠를 제작하였다. 팀장님께 컨텐츠를 보고드리자 팀장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거 내가 원한 교육내용이 아닌데?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문 용어가 막 나열되어 있잖아.
그리고 앞부분에 내가 꼭 쓰라고 했던 부분은 어디에 있어?"


내 교육자료는 결국 팀장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나는 다시 만들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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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못한 이유


이 일이 있은 후, 내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 때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원인은 '내 생각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AI에 빠져 있었다. AI 기반으로 교육자료를 만들어 주는 미리캔버스의 기능에 흠뻑 매료되어 있는 상태였다.


참 신기하기만 했다. 내가 원하는 컨텐츠 제작 방향을 알려주면 AI가 알아서 내용을 찾아 사진에 디자인까지 제공해준다. 여기에 그만 꽂혀버린 것이다.


AI가 만들어주는 기가 막힌 자료를 탐구하며 그 자료를 믿고 그대로 보고해버린 것이다. 팀장 입장에서는 기가 막혔을 것이다. 자기 당부사항은 제대로 담겨 있지 않은 채, 온갖 사진과 전문용어, 디자인으로 포장된 교육자료를 가지고 왔으니 말이다. 결국 나는 예쁘게 생긴 쓰레기를 가지고 왔던 것이다.




상사가 원하는 방향을 맞추는 방법


보고라는 것은 내가 만든 자료를 상사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쇼부 친다' 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 보고는 상사와 내가 합의에 이르는, 즉 쇼부를 치는 일이다. 상사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민감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플랫폼 사용 교육' 을 기획하고 있는데 팀장은 AI를 낯설어 하는 직원들이 많으니 아래 내용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주었다고 하자.


1) 예시 문제를 몇 개 주고 그걸 실제로 해결하게 하자.

2) 주요 AI 기반 플랫폼들 특징을 자세히 알려주자.

3) 이거 한번에 이해 못한다고 해서 문제되지 않으니 기본 방향만이라도 알고 가면 성공이라고 꼭 말하자


이 피드백이 내가 만든 교육자료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 때 좋은 방법이 있다.



1) 팀장에게 중간보고를 할 때,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이야기하자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팀장이 준 피드백 반영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다.


예시 문제를 몇 개 주라고 하셨는데, 제가 3개를 추렸습니다.

1) 대리점 직원들이 교육받기 전에 주로 물어보는 것들,
2) 자격증 취득 시 비용지원 관련해서 주로 물어보는 것들.
3) 교육 이수 포인트 취득 관련해서 주로 물어보는 것들

이렇게 AI 챗봇 예시 문제를 만들었는데 확인 부탁드립니다.


팀장 입장에서는 얘가 내 말을 듣고 제대로 반영했다는 사실을 알고 신뢰하게 되고, 팀원 역시 팀장 지원 속에 일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2) 팀장 강조사항은 눈에 잘 보이게 표시해두자.


나처럼 한 번 내 생각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유형은 다른 사람 말을 잘 안듣고 내 스타일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직장에서 이러면 곤란하다. 좋건 싫건 지시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마이 웨이를 고수하지 않기 위해서는 팀장이 강조한 포인트들은 눈에 잘 띄게 포스트잇에 쓰건 모니터에 빨간 글씨로 큼지막하게 표시하건 하자. 그래서 내 스타일대로 하려다가도 아차! 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자.



3) 팀장이 한 말은 계속 크로스 체크를 하자


팀장 지시사항 놓치고 마이 웨이 하는 사람이 팀장 말인들 제대로 들을까? 절대로 아니다. 일단 내 생각과 내 방식이 머릿 속에 가득차 있기에 절대 팀장 말이 잘 들릴 수가 없다.

이 때 별 생각 없이 팀장이 하는 말을 듣게 되면 놓치게 된다. 팀장이 한 말은 내 언어로 정리해서 그 자리에서 꼭 다시 팀장에게 크로스 체크를 하자.


- 알기 쉽게 예시 문항을 주라고 하셨는데, 3개 정도로 하면 좋다고 하셨죠?

- AI 플랫폼 소개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이미지 파일을 만드는데 좋은 플랫폼, 개인 정보 유출 방지에 좋은 플랫폼 이런 내용으로 소개하면 될까요?

- 오프닝 때, 교육생들이 어려워할 수 있으니 몰라도 좌절하지 말라는 멘트를 넣을까요?




마무리하며


팀장과의 티키타카 즉, 패스 플레이가 원만한 업무를 하는데 있어 정말 중요하다. 팀장이 길게 크로스 패스를 하겠다고 나보고 전방으로 뛰라고 하는데, 나는 멍하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팀장이라서 내가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인간 대 인간 관계에서 서로 원하는 것은 정확히 알아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이건 직장 뿐 아니라 부부관계, 친구관계에도 다 적용되는 부분이다.


팀장이 했던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하나씩 보여주자. 그리고 놓치지 않게 써서 붙이고 표시해두자. 팀장이 지시를 할 때 잘못 이해하거나 놓치지 않도록 내 언어로 정리해서 다시 확인을 받자.


팀장과 소통만 잘되도 직장생활은 굉장히 순조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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