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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할 때 미리 준비하고 들어가시나요?

직장에서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남 대리는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분주하다. 이번 분기 신제품에 대해서 예상 판매량을 정리하여 전무님께 보고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여러 부서에서 자료를 받아 그래프와 표를 그리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 때 팀장님이 남 대리를 부른다.



"지난 분기 때 주력 상품이었던 서빙 로봇은 실적이 어때?"

"수도권은 지난 분기와 별 차이가 없는데, 지방의 경우는 실적이 하락했네요"

"얼마나 하락했는데?"

"얼마였더라..제가 보고서에 써놨는데 자료 확인해볼께요"

"키오스크도 알 수 있을까?"

"전체적으로 15퍼센트인가 올랐을거예요. 아니다. 10퍼센트 입니다"

"아직 남 대리 머릿 속에 수치가 안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그리고 부정확한 것을 그렇게 입 밖으로 말하면 안 돼. 당장 내일 오전 보고인데 여지껏 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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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때 사전 준비의 중요성


직급이 올라갈수록 보고할 일은 많아진다. 사무직 직원의 경우 보고서와 씨름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 신입사원 때 선배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었다. "보고서만 잘 써도 회사에서 절대 함부로 못 내친다" 는 것이었다. 그만큼 보고는 난이도가 높은 업무이다. 이 팀이 한 일에 대해 평가받는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승인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자칫 보고서를 잘 쓰는 것만 챙기기 쉽다. 그러나 보고 때는 언제 어떤 질문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래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야구에 비유하면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모른다.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로 승부할지, 종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질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미리 투수가 던질 공을 예측하고 각도나 코스를 머릿 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보고 자리에 들어가면 일단 긴장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머릿 속이 하얘지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긴장하면 평소 잘 알던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어버버하게 된다. 특히나 모르면 심하게 질책하고 망신주는 리더에게 보고하는 것이라면 긴장도는 확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대처가 어려운 것이다.




바람직한 보고 사전 대비 방법


1.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자


단순히 보고를 앞두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중요사항은 머릿 속에 넣어두는 것이다.


올해 팀장, 임원 리더십 평가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하자. 여기서 미리 내가 숙지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들은 무엇이 있을까?


- 상/중/하를 받은 인원 비율

- 각 부문 별 평균 점수 비교

- 하 평가를 받은 사람들의 리더십 개선방안

- 리더십 상 평가자들의 공통 특징

- 작년 평가 대비 상승한 사람, 하락한 사람 비율


이 정도가 될 것이다.


중요한 사항은 과연 무엇일까? 이것에 따라서 생각하면 쉽다.


- 이 일을 왜 하는 것인지

- 보고 받는 사람이 평소에 관심이 있던 주제는 무엇인지

- 중간중간 지시한 사항이 있었는지

- 전 자료 대비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이 정도 챙기고 있으면 된다. 너무 많이 챙길 필요까지는 없다. 일이 많기에 사실 다 기억하고 있기 쉽지 않다. 일의 목적, 윗 사람의 관심사에 대한 답변 이 정도로 준비하고 있으면 충분하다.




2. 정확한 수치로 기억하자


'아마도', '대략' 이런 형태로 어렴풋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치로 기억하자. 그러면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 작년 대비 많이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X)

- 24년 대비 27퍼센트 매출액이 향상되었습니다 (O)


이렇게 수치로 말하면 내가 정확하게 알고 팩트에 기반해서 말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




3. 노트에 미리 기록해 놓자


보고를 들어가기 전에 중요사항만 별도로 정리한 노트를 만들기도 한다. 예상 가능한 질문에 대해서 미리 답변을 준비해서 사전에 읽고 들어가는 것이다. 꼭 외우지 않아도 된다. 익숙하게 머릿 속에 간단한 내용만 익히는 것이다. 만약에 질문이 들어온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게 된다. 정 기억나지 않으면 읽으면서 말해도 된다. 그건 절대 흠이 되지 않는다.




마무리하며


보고하는 순간은 누구나 긴장된다. 아무리 보고서를 치밀하게 잘 작성했고, 내용을 잘 숙지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질문이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100퍼센트 다 공격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은 나를 지켜줄 수가 있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 을 생각하면 좋다. 아이언돔이 100퍼센트 적의 미사일을 다 막는 것은 아니지만, 95퍼센트 이상은 막아준다. 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보고가 힘들고 어렵지만, 보고를 준비하는 당신은 팀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다. 아무에게나 보고를 맡기지 않는다. 못 미더운 사람에게 보고 준비시켰다가는 정말 큰일나기 때문이다.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금만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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