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습관 돌아보기
송대리는 오후시간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 오전은 커피 한 잔에 담긴 카페인으로 그럭저럭 피로를 이겨낼 수 있는데 오후에는 잠을 이겨내기 너무나 힘들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헤라클레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들기 힘든 무거운 것은 내려앉는 내 눈커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송대리도 마찬가지이다. 내 의지만으로는 이 졸음을 이겨낼 수가 없다. 너무 졸릴 때는 자리에서 꾸벅꾸벅 존 적도 있다. 화장실 칸막이 속에 들어가 알람을 맞춰놓고 잔 적도 여러 번 있다. 그의 인생은 잠과의 싸움이다.
그는 왜 이렇게 졸린 것일까?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일까? 더위를 먹은 것일까? 밤마다 게임을 하고 새벽 1시가 되어야 잠이 드는 습관 때문일까? 피로에서 탈출하고만 싶다. 너무 졸리다.
현대인은 잠이 늘 부족하다. 한 통계에서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OECD 평균치보다 약 18%나 적은 수치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직장인으로 그 범위를 좁힐 경우, 평균 수면시간은 훨씬 줄어든다는 점이다. 한국 직장인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55분으로 조사되었다. 채 6시간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수면 부족이 만성화되어 있고, 수면시간조차도 깊이 숙면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직장인의 경우 '보상심리'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하루 종일 일만 하며 살아갈 수 없다. 좋아하는 영상도 봐야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취미활동도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일단 잠자리에 눕는 순간 그냥 잠들기 너무나 아쉬운 것이다. 오늘 뼈 빠지게 일만 했는데, 그래도 조금만 재미있는 영상도 보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그렇게 유튜브를 켜고 넷플릭스를 켜는 순간 이제 취침 시간은 저만치 멀어진다. 켜는 것은 내 마음대로이지만, 끄는 것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다.
직장에서 시달리는 것도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만드는 원인이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신경 쓰고 스트레스받으면 잘 때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전구 스위치가 아니다. 원할 태 스위치만 누르면 불이 켜지고 꺼지는 체계가 아닌 것이다. 그날 상사에게 털린 일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남아서 나를 괴롭힌다. 누워서도 상사의 목소리,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자책이 둥둥 떠다닌다. 이런 상태서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신체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나게 된다. 이 중 직장생활에 미치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춰 설명드리고자 한다.
분명히 들었던 내용인데 기억이 통 나지를 않는다. 학창 시절에 시험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해 본 분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분명히 책에서 본 내용인데도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마치 물결에 흔들리는 잔상처럼 머릿속에서 흘러 다닐 뿐 모양이 잡히지를 않는 것이다.
수면 부족은 이처럼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회의 때 들었던 내용이나 상사 지시사항을 놓치게 되고 이는 업무 누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곳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뇌를 장시간 각성 상태로 유지하기가 어렵다. 자꾸 산만해지고 잡생각이 많아지게 된다. 회의에 들어가도 3분만 지나면 어제 했던 게임 다음 라운드에 어떻게 진출할지, 애인 생일 때 어떤 선물을 사줄지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가버리게 된다.
수면 부족은 뇌가 충분히 쉬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친 뇌는 극도로 예민해진다. 평소 같으면 별 것 아닌 일인데도 쉽게 짜증내거나 화를 내게 된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부하직원이 작은 실수를 했어도 "허허" 하고 웃어넘길 일인데, 짜증을 내면서 길길이 날뛰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기 전 최소 30분 전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밝은 빛 때문에 뇌가 각성되어 수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들 공감하실 것이다. 이게 말이 쉽지 절대 그렇게 하기 힘들다는 사실말이다. 침대에 누우면 반사적으로 폰부터 열어보게 된다. 이걸 내 의지로 통제하기는 참 힘들다.
결국 돈이 개입되어야 한다. 자체적으로 벌금을 걸자. 예를 들어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폰을 보고 있으면 10분 초과시마다 1000원씩 벌금을 내는 것이다. 그 벌금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도 되고, 교회 헌금으로 낼 수도 있다. 배우자나 자녀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선포하고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수면에 강제성을 부여해 보자.
수면제? 이 무슨 정신 나간 소리인가 싶으실 것이다. 중독성 있는 약에 의존하라고?
잠이 안 오는 날은 무조건 수면제를 먹으라는 뜻이 아니다. 회사에서 격무로 엄청나게 시달렸거나 상사에게 심하게 혼난 날은 잠을 질래야 잘 수가 없을 것이다. 머릿속에 회사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계속 빙빙 떠다니기 때문이다.
수면제의 해악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 잘 때의 고통이 더 크다.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의사의 처방 하에 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단, 중독이 되거나 내성이 생길 수 있으니 수면제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경우에 한해 정량만 복용하자.
예전 신입사원 때 점심시간에 사무실에서 낮잠을 자다가 팀장에게 불려 가서 혼난 적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낮잠을 자는 것은 근로의욕 없는 모습으로 여겨지던 시기였다. 팀장도 안 자는데 어디 신입사원이 낮잠을? 이런 분위기였다.
그러나 점심시간에 잠시 낮잠을 자는 것은 오후시간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기에 오히려 근로의욕을 높이는 행동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무실에서 낮잠 자는 게 눈치 보이는 부서들이 많다. 다 같이 자는 분위기면 상관없는데 나만 자면 튀기 때문에 쉽게 낮잠을 청하기 어렵다.
나 같은 경우는 빈 회의실에서 잔다. 점심을 후딱 먹고 난 뒤 4층에 있는 회의실 밀집 공간에서 자는 것이다. 테이블에는 낮잠을 자는 다른 사람들도 있는 데다가 조명도 끈 상태라 잠을 자기 딱 좋다. 그렇게 15분 정도 자면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전문가들은 15분 정도의 낮잠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낮잠 시간이 30분을 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이 때는 깊은 수면 상태인 렘(REM) 수면 단계이기에 이 상태에서 깨어나면 몽롱해지기 때문이다. 피곤할 때는 낮잠을 적절하게 활용하자.
매일같이 일찍 자야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할 것이다. 경험 상 출구 없이 강하게만 밀어붙이는 전략은 거의 100퍼센트 실패한다. 가끔은 일탈도 필요한 것이다.
회사 일 부담이 없는 금요일, 토요일 밤은 예외로 하여 이때만큼은 늦게까지 자기 시간을 가져보자. 뭐 어떤가? 다음 날 출근 안 하는데.. 이게 중요한 이유는 평일날 밤 자기 전에 늦게까지 폰을 보고 싶을 때 '조금만 참자! 주말에 실컷 즐기면 되잖아!' 이런 생각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밤에 폰 안 보고 일찍 자는 나에게 보상을 이렇게 부여하면 쉽게 유혹을 참을 수 있다.
우리는 직장에서 하루에 최소 8시간을 근무한다. 일이 바쁜 날에는 10시간, 12시간을 거뜬히 찍는 날도 생기게 된다. 하루에 자는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내가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내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일찍 잠들기 아쉬운 것이다.
이게 큰 딜레마이다. 잠도 푹 자고 싶은데 놀고도 싶다. 그런데 양자택일의 문제이다 보니 둘 중 하나를 택하면 하나는 어쩔 수 없이 버려야만 한다.
평일 밤에는 잠을 푹 자도록 하자. 회사에서 맑은 정신으로 일해야 업무 효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때로는 수면제도 생각해 보기를 권해드린다. 낮잠은 부작용 없는 최고의 방법이다. 낮잠을 적극 활용해 보자. 평일 밤에는 정해진 시간을 넘기면 벌금을 내되, 주말에는 늦게까지 자기 시간을 보내도록 관용을 베풀자. 조이기만 하면 안 되고 풀어주기도 해야 습관이 오래 지속된다.
그렇게 숙면과 자기 시간 갖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