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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담배 피우는 것, 과연 괜찮을까요?

직장생활 극복하기

by 보이저

구 과장은 흡연 15년 차이다. 군대 시절 처음 시작한 담배는 어느새 그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보통은 하루 반 갑 정도를 피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자리에 가면 하루 한 갑도 거뜬하게 핀다.


금연 시도를 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금연 패치, 금연초, 금연껌 등등..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 태어나는 아기를 위해 몇 달 정도 금연에 성공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어느새 그는 흡연자로 되돌아가버린 것이다.


회사에서는 흡연에 대해 점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었다. 흡연장도 이제 회사 사옥 옥상으로 한정해 버렸다. 길거리에서 흡연하게 되면 과태료가 날아왔다. 회사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느린 건지.. 담배 한 번 피고 돌아오면 15분은 족히 걸렸다. 20분이 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당연히 팀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담배 피우려고 회사 다니느냐는 눈총을 끊임없이 받게 된 것이다.


구 과장은 결심한다. 이제는 진짜 담배와 작별할 때가 왔다고. 독한 마음에 그는 다시 한번 금연 계획을 세운다.



직장인 흡연이 미치는 악영향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던 글이다.


"직원들이 담배 피우러 사라지면 기본 20분은 걸림. 문제는 이 행동이 거의 한 시간 반 마다 반복됨. 담배 냄새 폴폴 풍겨가면서 사무실 들어오는 것처럼 짜증 나는 게 없음"


이 말에 수많은 '좋아요' 표시가 달라붙었다. 담배 연기 맡으면서 일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담배 냄새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길거리 흡연은 단속이 심하다. 인근 주민들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기에 결국 회사 내 공간에서 흡연할 수밖에 없다. 많은 경우에 흡연장은 옥상에 마련된 경우가 많다. 그 장소까지 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뭔 놈의 엘리베이터는 그리도 붐비는 것인지.. 담배 피우러 움직이는 시간은 곧 업무 공백시간이다. 주변 사람들이 볼 때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잦은 흡연은 나를 갉아먹는 큰 단점인 셈이다.




직장인이 흡연을 하게 되는 이유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왜 이런 폐단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일까?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유치원생들도 다 안다. 중독성 때문에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이 담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스트레스 해소

직장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매일같이 상사는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갑자기 일을 툭툭 던진다. 기껏 해서 일을 끝내놓으면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하라고 퇴짜를 놓는다. 정말 짜증 나는 일이다.


결국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데, 평생 안 해본 운동은 그저 귀찮기만 하다. 결국 가장 손쉬운 수단인 담배에 의지하게 된다. 담배연기에 내 한과 설움을 같이 태워서 멀리 날려버리는 것이다.




2. 중요한 정보를 획득

담배를 피우는 시간은 외부의 간섭에서 벗어난 편안한 시간이다. 이때 흡연장에는 다른 팀 사람들도 옹기종기 모여있기 마련이다. 이 사람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게 되는데, 아무 말도 없이 담배만 피지는 않는다.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 팀 내부에서 있었던 일을 주고받게 된다. 하나하나가 다 고급정보이다.


이런 고급정보는 아무 데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흡연을 통해 정보를 얻고자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3. 인맥 관리

2번과 연장선상의 이야기이다. 담배를 피우며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과는 유대감이 형성된다. 회사에서 눈총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동지애가 형성되는 것이다.

업무 부탁을 할 때 이때 친해진 사람들과는 더 원활하게 업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인간관계를 평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바람직한 흡연 방향


이 글은 담배가 몸에 해로우니 피지 말라는 금연 캠페인 글은 아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훈계를 내가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무슨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폐암으로 사망했던 코미디언 이주일 씨나 율 브린너가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해도 무시하고 피는 사람들이 내 말을 들을 리가..


담배는 기호 식품이다. 물론 내 몸을 갉아먹는 기호식품이다. 그래서 나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신앙 때문에 피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내 인생에 있어 득 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흡연 에티겟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1. 흡연 후 냄새를 씻어내자.


본인은 못 느끼겠지만 입이나 옷에 담배 냄새가 스며들기 마련이다. 꼭 입을 헹구고 옷에 묻는 냄새도 털어내고 사무실에 들어가자. 알레르기가 있거나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담배 냄새를 무척 싫어한다. 내 취향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가 간다면 큰 문제이다.




2. 흡연한다고 사무실을 자주 비우지 말자


상사들이 흡연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리를 시도 때도 없이 비우기 때문이다. 혼자 담배 피우러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서 내 동료 흡연자들을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끌고 같이 나간다. 그 사람들끼리 하하 호호 웃고 들어오게 되면 15분은 족히 걸린다. 담배는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빨리 피고 들어오자.




3. 전자담배라고 아무 데서나 피지 말자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냄새가 덜하다. 풀이 타는 향이 진하게 난다. 그렇다 보니 실내에서 펴도 괜찮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간혹 회사 계단이나 화장실 칸막이 안에 들어가서 피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담배도 엄연히 금연법 적용을 받는 담배이다. 그리고 전자담배 냄새 싫어하는 사람들도 생각 외로 많다. 정해진 공간에서만 피도록 하자.




4. 흡연 중에 말실수를 조심하자


흡연을 하다 보면 늘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옆 부서 흡연 동지들이다. 사무실을 벗어나 편안한 공간에서 연기를 뿜어내면서 영혼의 단짝들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괜히 친해진답시고 온갖 회사일 미주알고주알 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속에서 말실수가 생기게 된다. 팀 밖으로 새어나가면 곤란한 정보들이 새나가는 것이다. 불필요한 말을 삼가고 얌전히 연기만 뿜어내고 들어오자.




마무리하며


담배는 끊는 것을 권한다. 습관이 돼서 피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피건 담배는 내 몸을 갉아먹는 독약이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므로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그 외에도 담배는 직장에서 내 집중력을 해치는 주범이다. 흡연하겠다고 사무실을 들락날락거려야 하고, 담배가 다 떨어지면 담배 사러 주변 편의점을 어슬렁거려야 한다. 담배 냄새 때문에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다른 흡연자랑 대화하다가 불필요한 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 참에 담배는 과감하게 끊자. 그게 힘들다면 흡연 에티켓을 준수하며 주변으로부터 불만을 사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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