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이 강력했던 이유 (강한 조직의 비결)

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역사 상 존재했던 국가들 중에 가장 강력했던 국가는 과연 어디였을까? 여러 국가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진나라, 이집트,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로마 제국, 몽골 제국, 대영 제국, 미국... 그중 가장 강력했던 제국은 바로 로마 제국이었다. '로마에 의한 평화'라는 의미인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로마 제국은 군사력에서 다른 국가들을 압도했다. 감히 로마를 침공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기에 로마 제국 최전성기 200년 간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기였다.


심지어 5세기 경 동로마 제국, 서로마 제국으로 갈라진 이후에도 로마 제국은 여전히 강력했다. 서로마 제국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동로마 제국은 비잔틴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천 년 이상 지속되며 소아시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역사 상 대제국이 천 년 이상을 버텨온 경우는 거의 없다. 천 년은커녕 이백 년 이상을 버틴 경우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강대국일수록 주변 도전자들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아야만 하고, 행정이 비대해질수록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로 왕위를 차지하려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다툼은 나라를 병들게 만든다.


로마 제국은 어떻게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2,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버틸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통해 강한 조직이 갖추어야 하는 조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대제국이 오래 버티기 힘든 이유


앞서 언급했던 대제국들은 대부분 200년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나 몽골 제국은 채 100년도 유지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강력했던 대제국들이 급속도로 빨리 무너지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이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끊임없는 권력 다툼


왕들은 기본적으로 수십 명의 왕비와 후궁들을 두었다. 수많은 왕자들은 외가와 결탁하여 다음 왕이 되기 위해 다른 배다른 형제들과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을 벌였다.

이는 형제간 전쟁으로 확대되었고 국가의 정예병들은 이 권력 다툼에 소모되었다. 당연히 왕실을 바라보는 백성들은 이를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없었고 왕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2. 거듭되는 전쟁


제국들은 주변 국가들에게 늘 조공을 바칠 것을 강요하였다. 과도한 양이 부과되었고 때로는 사람을 바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조공을 통해 주변 국가들이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고자 함이 컸다. 당연히 과도한 조공에 대한 반발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 번 부딪쳐보자는 심정으로 제국을 상대로 한 반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되었다. 물론 이런 반란은 대부분 손쉽게 제압되었지만 군사를 이끌고 변방까지 이동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었다. 주변에 강대국이 탄생하는 경우 그 지역의 패권을 두고 두 강대국이 다투게 되었다. 나라의 운명을 건 이 전쟁은 승자에게도 큰 손실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3. 제국 내 이질적인 민족들


큰 나라를 이루게 되면 언어와 풍습, 인종, 종교가 다른 민족들이 한데 묶이게 된다. 이들 간의 공존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국의 언어와 풍습, 종교를 따르라고 무작정 탄압하게 되면 반발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관용 정책으로 나서게 되면 집토끼들의 반발 즉 제국 내 기득권층의 반발을 사게 되었다. 한 번 호의를 베풀면 사람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알기에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기 마련이었다. 제국은 늘 강경책과 유화책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로마 제국이 오래 존속할 수 있었던 비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대제국은 필연적으로 내부의 문제가 쌓여가게 된다. 이게 임계치를 넘어가게 되면 제국은 멸망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마는 어떻게 해서 이런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그 오랜 시간 동안 강력한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걸까? 그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다양성과 포용력


로마는 정복한 지역의 문화와 인재를 배척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융합하여 제국의 힘으로 삼았다. 그리스인, 켈트족, 게르만족을 가리지 않고 제국에 우호적인 인재들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였다. 당시 로마 시민권은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 황제의 승인 없이는 고문할 수 없었으며, 황제에게 직접 상소할 수 있는 권한도 있었다. 이민족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함으로써 로마인이라는 특권의식과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발전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흡수한 것도 비결 중 하나이다. 그리스 문화를 적극 수용하였으며 특히 그리스 철학을 발전시켜 로마의 철학으로 만들어 나갔다. 이집트에서 활용하던 천체에 대한 학문을 수용하고 이를 더 발전시켜 나가기도 하였다.




2. 조직화된 군사력과 군대 시스템


로마군은 당대 다른 군대보다 체계적으로 훈련되고 전문화된 군대를 유지했다. 그들은 개인 단위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레기온(Legion)'이라고 불리는 조직화된 편제 하에서 전투를 치렀다.


한 레기온은 6,00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때 로마군은 취약 병과였던 기병대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켈트족, 게르만족 기병들을 편입시켜 부대를 강화하였다. 공병대 역시 운용하여 공성전에도 효율적으로 대비하도록 하였다. 또한 예비군을 편성하여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병사들에게는 급료가 제공되었으며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 별도 보상금도 지급되어 병사들이 전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로마제국의 체계화된 부대는 그 어떤 적을 맞이하더라도 손쉬운 제압을 가능하게 했다.




3. 뛰어난 사회 기반 시설과 도로 시스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뛰어난 기술력으로 건설된 도로는 군대의 신속한 이동, 물류 수송, 그리고 넓은 영토를 신속하게 통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로마는 새로운 지역을 정복하게 되면 가장 먼저 도로를 깔았다. '아피온 가도'라고 불리는 이 도로는 자갈로 포장하여 마차가 다니기 쉽게 만들었다. 2,000년 전에 이미 시멘트 제조 방법을 알았던 로마는 시멘트도 활용하여 비가 와도 진흙탕으로 변하지 않는 길을 만들었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도 시스템, 상, 하수도 시설 등은 현대인들이 봐도 놀랄 수준이었다. 이런 인프라 시스템 덕에 당시 로마시의 인구는 자그마치 100만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4. 체계적인 법률과 조세 시스템


로마법은 제국 통치의 근간이 되었고, 후대에까지 이어지며 현대 법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민법의 경우, 사적 자치의 원칙 등 현대 민법의 많은 부분이 로마법에서 유래된 것이다.


또한 정교한 조세 제도와 효과적인 관료제를 통해 영토를 관리하고 군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성경에도 나타나 있지만, 당시 각 지방마다 세리들을 통해 로마 정부에 바치는 세금을 거두어들였으며 일정액 이상이 거둬들여진 경우, 지방 총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되었다.

로마 제국의 최대 영토(2세기)


강한 조직이 가져야 할 조건들


강한 조직이란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온갖 것들까지 다 마이크로 매니징하며 팀원들이 찍소리도 못하게 찍어 누르는 조직이 아니다. 팀원들이 만족해하면서 팀 공통의 목표를 향해 같이 나아가는 조직이 강한 조직이다. 물론 로마 제국은 신분제 사회였다. 시민권을 갖지 못한 지방의 피식민지계층, 노예 계층은 인간 대우를 받지 못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로마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참 많다.




1.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사람은 누구나 개인이 가진 강점이 있다. 사교성이 참 좋은 사람, 늘 예의 바른 사람, 일을 속도감 있게 잘하는 사람, 항상 색다른 아이디어를 잘 내는 사람, 꼼꼼하고 치밀한 사람 등등 개인마다 강점이 있는 것이다.


내 스타일대로만 지배하고 군림하려고 하는 리더는 팀원들의 이런 강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내가 시키는 일이나 제대로 하는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일 뿐이다. 이런 사람은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실컷 죽어라 일만 하다가 팽 당할게 뻔한데 뭐 하러 충성하겠는가?


개인이 가진 강점에 주목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부여하자. 로마는 이민족이라도 로마에 충성하면 시민권과 함께 관직까지 부여했다. 이들은 충성스러운 로마의 시민이 되어 그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날 경우 앞장서서 자기 민족들을 때려잡기도 했다. 자기 이익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다.




2. 조직화되고 실력 있는 팀원으로 키우기


이미 성인이 된 사람을 키워서 쓰기는 솔직히 어렵다. 회사는 성과를 내는 곳이지 학교가 아니기에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일을 통해 사람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같은 업무라도 스타일을 바꿔가며 새로운 방식으로 업무를 하도록 유도하자. AI를 쓸 수도 있고, 노션 같은 공유 앱일 수도 있다. 업무 처리 방식을 조금씩 바꿔 나갈 때 시야가 넓어지고 그 직원들의 경쟁력이 강화된다. 본인들도 내가 성장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직원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 성장 욕구가 충족되면서 그 조직에 만족하게 된다.


로마 군단은 당대 최강의 군대였다. 다른 나라 군대들은 로마에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내가 전투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들은 그 누구보다 로마의 군대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 팀에 있으면 성장할 수 있다는 느낌을 부여하자.




3. 시스템을 만들자


한 두 명의 에이스에 의존해서는 그 팀이 잘 되기는 어렵다. 그 사람들의 개인기에 의존했다가 그 사람들이 떠나가는 순간 팀의 역량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개인기가 아니라 조직력으로 싸워야 한다. 그러려면 팀이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이 했으면 하는 일들, 하지 말았으면 하는 일들을 합의를 거쳐 만들자. 팀의 '그라운드 룰(Ground Rule)'을 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회의는 언제, 몇 분 동안, 회식은 어떻게, 휴가는 언제, 보고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 공유는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면 예측 가능성이 생기게 되고 팀이 안정화된다.


로마는 도로를 만들고 수도망을 정비했다. 수레바퀴의 간격, 크기까지 통일하여 언제든 수리가 가능하게 했다. 표준화를 시도한 것이다. 시스템을 통해 로마는 한두 명의 위대한 황제들의 개인기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저절로 굴러가게끔 만든 것이다. 네로나 칼리굴라, 코모두스처럼 이상한 황제들이 나왔음에도 로마가 쉽게 무너지지 않은 것은 시스템의 힘에 있다.



마무리하며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유명한 외국 격언이다. 로마제국이 지금까지도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로 강력한 제국이 된 것은 체계화된 제도, 개방성과 포용성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몇 사람의 개인기로 풀어나가는 조직, 리더가 강압적으로 전권을 휘두르는 조직은 병든 조직이다. 조직력이 발휘되는 조직이 강한 조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특히 최근 많이 활용하는 AI나 공유 앱을 활용한 업무 방식을 장려하여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자. 이 정도만 해도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다.


개인이 가진 강점을 찾아내서 가급적 그 강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업무를 부여하자. 그러면 신이 나서 본인이 주도하여 착착 일을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이때 사람은 몰입하여 일하게 된다.


일하는 방식을 서로 합의하고 약속대로 일하자. 이렇게 시스템화하면 내가 정해진 시간 내에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에 퇴근할 수 있다. 회의가 언제 진행되는지, 회식은 언제 하는지 알 수 있기에 그 일정에 맞춰 개인 스케줄을 조정할 수도 있다. 예측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조직이 되면 계속 일하고 싶어진다.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정해진 대로 일하면 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장점을 찾아내어 이에 따라 업무를 부여해 보자. 로마 제국은 이런 점을 잘 활용했기에 강대국 중에서도 강한 최강대국이 될 수 있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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