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월리스 선(Wallace Line)'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지구상에는 특이한 지역이 하나 있다. 그 지역은 인도네시아 발리섬과 롬보크섬, 보르네오섬과 셀레베스섬 사이를 가르는 지역이다. 그 지역에 무슨 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대한 해저 화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지역 동쪽과 서쪽에서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펼쳐진다. 이 구분되는 생태계를 기초로 가상의 선을 그었다. 그 선 이름이 바로 월리스 선이다.
동물들은 절대 이 선을 넘어가지 않는다. 포유동물뿐 아니라 새들도 무슨 법칙이 있는 것 마냥 이 선은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 심지어 물고기들조차도 이 선을 절대 넘지 않는다. 무슨 지뢰나 전기 철조망이 있는 것처럼 이 지역은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사람들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의감을 느끼고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창업, 프리랜서, 자격증 등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나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래에 대한 불안,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지금 현실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금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생기는 경우 대처하는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을 월리스 선을 기초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서쪽에는 호랑이와 코끼리가 산다. 반대로 동쪽에서는 호랑이나 코끼리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 대신 캥거루와 코알라, 앵무새가 살아간다. 이 동물들은 절대로 월리스 선 반대쪽에서는 살아가지 않는다.
새들은 어떨까? 하늘을 훨훨 나는 새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닐 것 같지만 아니다. 새들 역시도 월리스 선 반대쪽으로는 날아가지 않는다. 마치 거대한 장벽이 있는 것처럼 명확히 선 안쪽에서만 살아간다.
물고기들은 어떨까? 물고기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절대로 월리스선 너머로는 가지 않는다. 산호 같은 경우, 월리스 선 동쪽에만 분포하고 있으며 서쪽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포유동물, 조류, 어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들은 엄격하게 월리스 선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특이한 현상을 발견한 사람은 19세기 영국의 생물학자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 지역에 살면서 동물들이 다른 쪽으로는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연구에 착수하였다. 수많은 동물들의 이동을 직접 연구한 끝에 이 특이한 현상을 발표한 것이다.
정답은 간단하다. 월리스 선 동쪽, 서쪽의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월리스 선 서쪽은 아시아 대륙, 동쪽은 오세아니아 대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 두 대륙은 기후와 토양이 다르다.
이미 오래전부터 두 대륙은 갈라져 있다 보니 두 지역은 일찍부터 서로 다른 동물들이 자리 잡게 되었다. 동물들은 비행기나 배 타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할 일이 없기에, 다른 지역에서 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자기 구역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다.
그리고 두 지역 사이에는 깊은 해구가 자리 잡고 있다. 해구 위로는 강한 물살이 흐르고 소용돌이가 치기에 물고기들이 반대 지역으로는 쉽게 이동하지 못한다. 특히나 이 지역은 섬이 많다. 섬 사이는 폭이 좁아 해류가 강하다. 그런 탓에 물고기들은 섬 사이로는 잘 다니지 않는다.
새들이야 그런 것 상관없이 이동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들은 드넓은 망망대해를 날아가는 것을 기피한다. 지쳤을 때 쉴 곳이 있어야 하고, 이동 중간에 먹이도 챙겨 먹어야 하는데 바다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긴급상황 때 비상 착륙을 위해 최대한 육지로 지나가려 하고 망망대해를 날아가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 그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학창 시절에 학기 도중 전학을 갔던 경험이 있었는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보는 같은 반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과 친해지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학교 구조도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붙임성 좋은 사람들이야 금방 친해지겠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달라진 환경을 접하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한 직장에서, 한 팀에서 쭉 일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팀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이 회사에서 더 이상 내가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이직할 수 있다. 십 년 이상 열심히 직장을 다니다가 그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동물들은 월리스 선을 넘지 않고 그 안쪽에 머무르면 편안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내가 이 환경에 계속 머무르고자 해도 회사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별다른 도리가 없다. 회사에서는 끝까지 버티는 직장인은 점점 더 궁지로 몰아넣으며 회사를 떠나도록 종용한다.
거제도에 있는 중공업에 다닐 당시, 그 회사 건설사업부는 서울에 별도로 있었다. 건설 경기가 위축되며 회사가 건설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그 직원들은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젊은 직원들은 이직을 했지만 40대 이상의 차, 부장급 직원들은 거제도 본사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이미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기에 가족들이 이사가 가기도 쉽지 않기에 이들은 기러기 아빠가 되고 말았다.
기러기 아빠라도 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전력 외로 취급받으며 눈칫밥 먹으며 꿔다 놓은 보리자루 신세가 되어 버리면 그것처럼 자존심 상하고 비참한 경우는 없다. 절대 이렇게는 직장 생활하지 말자. 사람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비참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존엄성이 있고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환경 변화는 누구나 싫지만, 내가 원하던 그렇지 않던 환경이 바뀔 때가 있다. 나에게 유리하게 환경이 바뀌다면야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나이 40살이 넘어서 나에게 유리하게 환경이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십중팔구 불리하게 환경이 변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뇌는 익숙함을 지향한다.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싶어 하기에 환경변화라는 상황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자꾸 기존 상황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냄비 속의 개구리와 같다. 물이 끓고 있는데도 느끼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나도 바뀌어야 한다. 직장을 옮기거나 팀을 옮기는 경우, 회사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 이 모든 일은 큰 환경 변화이다.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 무너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음 글에서는 월리스 선을 기초로 하여, 직장에서 환경이 바뀌는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