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갈고 닦아야 내 것이 됩니다 (자원의 저주)

내가 가진 재능을 키우는 방법

by 보이저

임 대리는 디자인 센스가 탁월하다. 학창 시절, 미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디자인 감각이 좋다. 팀뿐 아니라 부문 안내문은 그의 몫이었다. 간결하면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디자인은 주변 사람들의 찬사를 불러왔다.


그러나 그는 고집스러운 성격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누가 조금이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조언을 하려고 하면 무척 예민하게 반응했다. 특히 자부심이 강한 디자인이나 일러스트 영역에서 누가 조언이라도 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대들었다. 니깟게 뭘 알면서 그러냐는 투였다.


사람들은 임 대리와 점차 거리를 두게 되었다. 말만 하면 기분이 나쁜데 굳이 같이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AI를 통해서 디자인을 할 수 있기에, 이전처럼 임 대리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서도 직접 일러스트 제작이 가능해졌다.


임 대리는 디자인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 때문에 인심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재능이 독이 된 케이스였던 것이다.



자원이 가져다주는 폐해


'자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도리어 그 자원이 내 발목을 잡게 된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 국가들을 보면 자원의 저주를 잘 드러내는 국가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최근 신문 지면을 크게 장식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이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이다. 그 석유만 제대로 관리해서 판매해도 국민들이 평생 먹고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비참함 그 자체이다. 석유 채굴이나 정제기술이 부족하여 외국계 석유 기업들이 채굴권을 갖고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전임 차베스 대통령이 이를 모두 국유화하자, 미국은 경제 제재를 통해 베네수엘라 산 원유 수출을 막아버렸다.


거기에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해 온갖 복지를 마구 뿌려댔다. 국가재정은 파탄 지경인데도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복지를 남발한 것이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파탄국가로 불릴 정도로 국가가 무너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군사작전에 의해 마두로 대통령이 한 밤에 미국으로 압송되는 일이 있었다. 국가가 안정되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이다.



두 번째 국가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이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로, 나이지리아 앞 해안지역에는 풍부한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


이 석유를 제대로 활용했으면 참 좋으련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부족 간의 갈등 때문에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현지 부족들은 자기 지역에서 나오는 석유를 독점하려고 한다. 1960~70년대에는 이 지역 최대 부족인 이보족이 독립하여 '비아프라 공화국'을 만들고 내전을 일으켰던 적도 있을 정도였다.


자원을 둘러싼 분쟁은 갈수록 커지고, 심지어 북부에 있는 하우사 족 등 이슬람교도들까지 그 이권을 자기들에게까지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중이다. 이런 극심한 종족 간 갈등 속에 서유는 오히려 나이지리아를 더 병들게 만들고 말았다.



자원을 통해 부강하진 국가들


그러나 모든 국가들에게 자원의 저주가 닥친 것은 아니었다. 자원을 통해 국가가 부강해지고 그 혜택을 국민들이 나누어가진 국가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로 북유럽에 있는 '노르웨이'가 있다.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노르웨이는 스웨덴의 식민지로, 청어 잡이와 같이 어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가난한 국가였다. 그러나 이 나라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발견되었다. 한순간에 노르웨이의 위상이 확 바뀌는 순간이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절대 이 석유를 함부로 채굴하지 않았다. 외국계 석유회사들이 채굴을 독점하지 않도록 자체 드릴링 미 채굴, 정제 기술을 개발해 나갔다. 그리고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풍부한 목재를 바탕으로 한 목재산업, 제지산업을 육성하고, 전기를 생산하여 수출하기도 하였다. 특히 해운업을 발전시켜 전 세계 해운업계의 큰 손이 될 수 있었다.


원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산업을 다양화하여 국가 경제 체질을 개선했던 것이다. 그 결과 지금 노르웨이는 1인당 국민소득 9만 5000달러의 부유한 국가가 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이다. 원래 아랍에미리트는 가난한 외딴 왕국이었다. 사람들은 진주잡이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랬던 이곳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발견되었다. 아랍에미리트는 7개의 작은 왕국이 모여 만든 연맹 왕국이었는데, 그중 하나인 아부다비에 대부분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었다.


아부다비는 혼자서 그 석유를 독점하지 않고 다른 연맹과 이익을 공유하였다. 그리고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서 산업체를 유치하고 낮은 법인세와 뛰어난 산업 인프라를 제공하며 1,500개의 업체를 유치하게 된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와 팜 주베이라 같은 인공섬을 통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석유에만 의지하지 않고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관광사업을 키운 결과, 자원의 저주에 빠지지 않고 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원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 방법


앞선 사례에서 자원의 저주에 빠진 나라들과 그렇지 않은 나라들을 살펴보았다. 두 집단 간에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첫 번째 그 자원에만 전적으로 의존했는지 여부이다. 자원의 저주에 빠졌던 베네수엘라나 나이지리아는 그 자원을 그저 인생의 대박 정도로 생각했다. 그걸 팔아서 큰돈 벌면 된다는 생각만 열심히 했지, 그 자원을 통해 다른 산업을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다양한 사업을 키워서 자원이 고갈되거나 변수가 생기더라도 그 충격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그런 노력을 게을리했던 것이다.


두 번째그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보유했느냐이다. 베네수엘라나 나이지리아는 이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자기네 땅 속에 원유가 묻혀있었을 뿐, 이걸 땅에 구멍을 내어 뽑아 올리고 정제해서 배에 싣는 이런 기술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했다. 그 결과 헐값에 원유를 팔아야만 했고, 그 뒤의 공정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모두 외국계 석유기업의 몫이었다.


반면 노르웨이나 아랍에미리트는 석유 채굴 및 정제 기술 확보에 주력하였다. 노르웨이의 경우 땅을 파기 위한 핵심 기술인 드릴링 기술을 집중 개발하였고, 그 결과 외국 회사 없이도 자국 기술로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ADNOC이라는 국영 석유기업을 세우고 국가 차원에서 탐사, 시추, 생산에 이르는 과정들을 관리하며 기술을 국산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자원으로 생긴 부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하였다.


세 번째자원에서 나오는 부를 소수가 독점했는지 여부이다.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는 소수 지배층이 석유에서 나오는 모든 부를 독점했다. 심각한 부정부패로 인해 오랜 기간 이런 관행은 사라지지 않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늘 사회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반군이 되어 정부를 공격하고 지배층이 독점하고 있는 부를 빼앗으려고 한다. 문제는 그들이 정부를 전복해도 그들 역시 부패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윗대가리만 바뀌었을 뿐 부정부패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남아있게 된다.




나의 재능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한 방법


내가 가진 재능은 지하자원과도 같다. 남들이 쉽게 갖기 힘든 나만의 자원을 통해 얼마든지 내 강점을 개발하고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재능만 있다고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스포츠를 보아도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음에도 자기 관리 실패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유망주들은 무수히 많다.


축구 유망주들에게 수여하는 차범근 축구상이나, 야구 유망주들에게 수여하는 이영민 타격상 역대 수상자들을 보면, 잘 성장해서 프로에서 빛을 본 선수들도 있지만, "이런 선수가 있었어?" 싶을 정도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선수들도 꽤 있다.


재능이 80퍼센트라는 스포츠에서도 이 정도라면 직장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렇다면 내 재능에 매몰되지 않고 재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나의 강점을 정리하기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동료나 상사가 당신을 떠올렸을 때 당신의 강점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가? 단순히 성격이 좋다, 붙임성이 좋다 그런 것 말고 어떤 업무를 잘한다고 평가하는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일 수도 있다. 일목요연하게 자료를 정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뛰어난 영어 구사능력이나 디자인 능력, 보고서 작성능력일 수도 있다. 내 강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내가 떠올리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꼽는 객관적인 내 강점이면 좋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기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내 강점이라고 말하는 점에 주목하자.




2. 내 강점을 업무에 연결하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나의 강점을 이식할 수 있다. 나는 숫자에 탁월한 감각이 있다고 하자. 웬만한 간단한 계산은 머릿속에서 암산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수치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고 하자.


이 사람은 조직에서 수치화할 수 있는 매출액, 영업실적 이런 자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 숫자에 있어서는 이 사람을 따라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여 진단하고 답을 내리는데 뛰어난 사람이라면 기획팀이나 전략실에 배치되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케팅 부서에 배치되어 상품 안내문이나 홍보자료, 매뉴얼 등을 만든다면 뛰어난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남이 내 강점을 먼저 알아봐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내 강점을 어필해야만 한다. 내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업무가 보인다면, 내 담당이 아니더라도 "이 부분은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원해 보자. 그렇게 인정받으면서 시작하면 된다.




3. 리더와의 대화 시 내 강점 어필하기


리더는 수많은 업무에 파묻혀 지낸다. 그로 인해 각 팀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한다. 내가 가진 강점을 전략적으로 리더에게 공유해야 한다.


1:1 면담을 활용하여 내 강점을 리더에게 어필해 보자. "제가 임원 강의 교안을 직접 만들어보면 안 될까요? 이전에 제기ㅡ 리더십 강의자료를 만들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었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제안해 보자.


아니면 범위를 좁혀서 내 강점만 꼭 집어서 물어보는 것도 좋다. "제가 이 프로젝트에서 제 강점인 [분석력]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보시나요?" 이렇게 물으며 리더의 생각을 확인하는 것이다.





4. 약점 보완보다는 '강점 강화'에 집중하기


약점을 평범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강점을 '초격차' 수준으로 만드는 데 투자하는 것이 커리어 브랜딩에 훨씬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예전 글에서 소개드린 적이 있었지만, 직장생활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들이 몇 가지가 있다. 이 약점들은 떨쳐버리지 않으면 내 강점까지 다 덮어버릴 정도로 심각한 것들이다. 아무리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도 꼭 고쳐야 하는 약점들이다. 그 리스트만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습관적으로 과장하고 거짓말하는 습관

- 나만 챙기는 이기적인 습성

- 대충대충 일하는 습관

- 쓸데없는 자존심 (내가 일을 못하는데도 잘한다고 착각하는 것)



그러나 내 약점이 위 4가지에 해당하는 심각한 것들이 아니라면, 약점 보완에 너무 힘을 빼지는 말자. 약점은 업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관리하고, 남은 에너지는 내 강점을 더욱 뾰족하게 만드는데 투입하자.


내가 못하는 것을 주변 동료가 잘한다면 그 동료의 강점을 활용하자. 교육 콘텐츠를 만들 때 나는 아이디어는 샘솟는데 그걸 장표에 구현할만한 디자인 센스가 부족하다면, 디자인을 잘하는 동료와 협업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강점, 약점을 보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마무리하며


로또 1등 당첨! 누구나 내가 숫자 6개를 다 맞추고 수십억 원을 손에 쥔 채 인생 역전을 하는 꿈을 꾼다. '매주마다 꾸준히 사다 보면 언젠가는 될지도 몰라' 이 생각으로 부지런히 사는 것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 그 돈을 착실하게 잘 굴려서 수백억 대 부자로 성장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흥청망청 그 돈을 물 쓰듯이 쓰다가 인생이 나락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술을 잔에 가득 부어도 내 잔의 크기가 간장 종지만 하면 딱 그 종지 크기만큼만 술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내 재능도 사실 로또와 비슷하다. 노력으로 키운 경우도 있지만 사실 천부적으로 타고 나는 경우가 많다. 그 재능을 썩히지 않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원의 저주로 파탄국가가 되고 만다. 대통령이 한밤 중에 미국 특수부대에 납치되는 베네수엘라, 기숙사에 있던 여고생들이 테러조직에 수 백 명이나 납치되는 나이지리아가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내가 가진 재능을 갈고닦자. 갈고닦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련된 일을 많이 해보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가진 재능을 무시무시한 비장의 무기로 만들도론 하자. 당신도 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직장에서 나는 어떤 유형인가요? (단기전/장기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