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을 할 때 내 발목을 잡는 것들
임 대리는 레고를 참 좋아하는 키덜트이다. 어릴 때부터 레고 조립을 참 좋아했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레고만 조립하면 세상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피스가 1만 개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레고도 그의 손만 거치면 한나절 안에 뚝딱 다 완성되고는 했다. 호그와트, 캄프 누, 우주정거장.. 그가 만든 레고 작품들이다.
최근 그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레고를 쉽고 빠르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채널이었다. 심지어 두 개 이상의 레고 작품을 합성하여 새 작품을 만드는 신선한 내용도 있었다. 채널 개설 일 년 만에 벌써 구독자 5만 명을 달성했다. 그의 채널은 아이들이나 십 대 청소년들 구독자가 많아 영상을 서너 번씩 보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광고 수입도 꽤 큰 편이었다.
문제는 회사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친했던 동료 두 명에게만 이 사실을 말했는데 이게 삽시간에 부서에 쫙 소문이 퍼져버렸다. 회사에서는 비밀이란 없는가 보다.
대다수는 그의 도전을 응원했지만, 뒤에서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이나 똑바로 하지, 일은 못해서 작년에 나쁜 평가받았으면서 유튜브는 무슨.."
"예전에 쟤 나랑 같이 부장에게 불려 가서 욕만 먹던 처지였는데 이제 유튜브로 연 3,000만 원을 번다고? 출세했고만"
"말도 버벅대고 사람 앞에만 서면 얼굴 빨개지면서 자기 얼굴 드러내놓고 유튜브를 하겠다고?"
임 대리가 새로운 꿈을 펼쳐가는 데 있어 일부 주변 사람들의 시샘 어린 반응은 상처가 되었다.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그럴수록 더 의식되는 게 주변 사람들 반응이었다. 유튜브 이거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한 게 임 대리의 솔직한 마음이다.
임 대리와 같은 일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 내가 과거를 잊고 새 출발 하기로 하는 경우, 제2의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하는 경우, 주변 사람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이고.. 저 허구한 날 술만 마시고, 길바닥에 널브러져 자던 놈이 정신 차리겠다고. 파리가 새가 되는 게 더 쉽겠다."
"회사일이나 똑바로 하지. 회사에서는 매번 부장에게 털리기만 하면서. 회사일도 못하는 놈이 다른 일인들 잘하겠어"
이런 반응들을 접하게 되면,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어가듯이 나를 위축시키게 된다. 유명한 분들도 이런 경우를 종종 겪기도 했다. 이들은 이런 반응에 단호하게 대처했다.
우리가 잘 아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 장군'은 항상 빨간색 옷과 갑옷을 입었다고 해서 '홍의 장군'이라고 불렸다. 그가 경상도 의령에서 일본에 싸울 의병을 조직하고 있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장터는 이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때 그의 술친구들은 그에게 다가와 조롱하기 시작했다.
"엊그제까지 우리와 같이 술 퍼 마시던 자네가 갑옷 입고 있으니 제법 장군 같군 그래. 하하하"
"그러지 말고 우리랑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세"
이 모습을 본 의병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의병장으로서의 권위가 자칫 땅에 떨어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이때 곽재우 장군은 엄숙한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저 자들을 모두 사로잡고 목을 베어 효수하라"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던 그의 술친구들은 뒤늦게서야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의병들은 정신이 확 들었다. 우리가 지금 전쟁놀이 하려고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뒤 곽재우 장군은 전투에서 연전연승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사역을 시작하신 때는 30세부터이다. 그전까지는 나사렛이라는 시골 동네에서 목수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예수님이 이스라엘 곳곳을 다니면서 귀신을 쫓고 병자를 고친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당연히 나사렛 사람들도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고향 나사렛으로 갔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다.
"이 사람 예수는 여기에서 우리랑 같이 살던 목수가 아닌가? 아직도 그의 형제자매들은 여기서 살고 있고.. 그런 그가 신기한 능력이 있다고? 다 헛소문 아니야?"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유명한 말씀을 하신다.
"선지자가 고향 아닌 곳에서는 존경을 받지 않음이 없도다"
즉,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믿지 않고 따르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예수님은 결국 고향인 나사렛에서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곧 떠나게 되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지인 앞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변화를 사람들이 반기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들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당황하게 된다. 이들 중에는 격려해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웃는 사람들도 있다.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고 친한 마음에 놀리게 되는 것이다.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파마머리로 바꿨다고 하자. 일단 사람들은 막 놀릴 것이다. 펜 꽂으면 꽂힐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줌마마식 뽀글이 파마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헤어스타일 갖고도 그러는데 내 삶의 방식이 바뀐다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더 클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 당신이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변해버리면, 당신과 맺고 있던 기존의 관계가 틀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불안함을 놀림'이라는 방식으로 표출해서 당신을 다시 그들에게 익숙한 예전의 모습으로 붙잡아두려는 심리에서 나를 놀리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은 당신이 무언가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당신의 도전이 성공할까 봐, 혹은 당신이 앞서 나갈까 봐 생기는 질투심을 "에이, 네가 그걸 어떻게 해?" 같은 식의 비아냥으로 덮으려는 것이다. 그들에겐 당신의 실패가 본인들의 현실 안주를 정당화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는 주관이 강하고 내 방식대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참 많기만 하다.
어린 아들과 함께 소를 끌고 길을 가다가, 어린 아들을 저렇게 걷게 하냐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면 어린 아들을 소에 태운다. 늙은 아버지를 어찌 걷게 하느냐고 아들이 버릇없다고 하면 둘이서 소를 타고 걸어간다. 소가 불쌍하지도 않으냐고 뭐라고 하면 둘이서 소를 들고 걸어간다. 이솝우화 속 이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의 실제 모습인 것이다.
이랬다 저랬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애써 마음먹었던 새 결심이 흔들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비웃음을 살까 봐, 지인들과 관계가 소원해질까 봐 눈치를 보게 되고 결국 변화를 포기하고 만다.
변화는 쉽지 않다. 'Defying gravity' 즉, 중력과 싸운다는 말도 있듯이, 이전에 내가 살아왔던 방식은 중력과 같이 끊임없이 나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려고 한다. 이 끌어당기는 힘 중에서는 변화에 냉소적인 지인들의 비웃음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런 냉소적인 지인들의 반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대방이 조롱하는 목적은 당신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이다. 나랑 비슷했던 사람이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은 크나큰 질투심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삼성 이재용 회장이 수백 조, 수십 조원의 재산을 가진 것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나랑 별반 다르지 않은 주변 사람이 성공하는 것에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비웃음에 일일이 대꾸하거나 설명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정도로 짧게 넘기고 본인의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세련된 복수이자 방어이다.
말로만 바뀌겠다고 하면 비웃음을 사기 쉽다. 그러나 결과물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비로소 인정하게 된다. 결국 동의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과인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지 말자. 처음에는 비웃던 사람들도 확실한 변화가 결과로 나타나면 처음에는 조롱하던 사람들이 조용해지거나 오히려 성공 비결을 묻게 된다.
당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비웃는 사람들은 당신의 인생에 영양가 없는 존재일 확률이 높다. 깡패 생활을 청산하고 바르게 살아가보려고 하는데 과거 같이 깡패 생활을 했던 이들이 그 사랑을 쉽게 놔줄 리 없다. 인간관계를 완전히 청산해야만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크랩 멘탈리티(Crab Mentality)'라는 용어가 있다. 양동이에 갇힌 게 들은 한 마리가 탈출하려 하면 다른 게들이 집게로 다리를 잡아 끌어내린다. 결국 그렇게 변화를 거부하다가 모두가 죽게 된다. 주변의 조롱은 당신을 끌어내리려는 게의 집게발과 같다는 것을 명심하자.
당신은 반드시 그 양동이를 벗어나야만 한다.
'지구탈출속도'라는 개념이 있다. 우주선이 지구를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 이상을 내야만 한다. 그 힘을 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속도가 바로 지구탈출속도이다. 이 속도는 대략 11.2km/s이다. 1초에 11.2km를 날아가는 엄청난 속도로, 총알 속도보다 무려 12배나 빠르다.
주변 사람들의 조롱이나 비웃음, 놀림은 내가 과거의 모습에서 탈출하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 마치 중력처럼 내가 변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끌어당긴다. 결국 지구탈출속도만큼의 힘을 내야 비로소 이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곽재우 장군이나 예수님처럼 과거의 내 모습만 기억하고 조롱하던 사람들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자. 말을 많이 할 필요 없다.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묵묵히 변하면 된다. 결과로 보여주자. 그리고 내 변화를 가로막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손절하자. 나에게 도움 되지 않는 존재들일뿐이다.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